삶에는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단 여섯 단어로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라는 숙제를 받는다면 가장 적절한 단어는 어떤 것일까요? 누구에게나 인생의 기회가 있다고 하는데 그 기회 잡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10년, 20년 혹은 30년을 일하고도 아직 미래가 불안하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평생학습 시대, 전염병의 시대 속에 진정 앎이란 무엇일까요? 우리에게 파도처럼 쉼 없이 다가서는 근심 걱정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기로에 서거나 갈림길에서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만 할 때 선택의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이렇듯 우리가 사는 삶에는 무수한 질문과 궁금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자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살면서 마음이 불편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반복되면서 삶의 목표도 변화의 동력도 시들해질 때가 있습니다. 자동차가 고장 나면 카센터에 가고,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듯 이럴 때 사람들은 인문학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다면 과거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도 그럴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그럴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다산 정약용이 살았던 1800년대에 조선의 백성들도 그랬고, 임진왜란 병자호란의 전쟁 속에서 힘들게 살았던 조선 중기의 민초(民草)들도 그랬고, 고려시대, 삼국시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역사 속의 수많은 사람이 그랬을 것입니다. 2500년 전 격변의 춘추시대 공자도 그랬을 것입니다.
춘추시대 공자와 그의 현명한 제자들이 그 문제를 다루고 기록으로 남겨 고전이 되었습니다. 송나라 철학자 주자도 그 문제를 다루었고 성리학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조선의 위대한 학자였던 퇴계와 율곡도 그 문제를 다루었고 많은 명저를 남겼습니다. 다산 정약용도 그 문제를 다루었고 오백여 권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이 삶의 고민을 공자, 맹자, 주자, 퇴계, 율곡, 다산, 추사도 이미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그것은 역사를 거쳐 오면서 고전이 되었고 인문학이 되었습니다.
경영을 물으니 경영에 답하고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공자에게 질문했습니다. 공자에게 길(道)을 묻고 공자에게서 길을 찾았습니다. 탁월한 기업가의 한 사람이었던 삼성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1980년대 중반에 출간된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우에 두는 책을 들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이 논어이다.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성공한 창업가로서 그 누구보다도 경영의 기술을 갈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경영의 기술보다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그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지혜가 논어에는 수없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양이 물으니 서양에 답하고
중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서양의 예수회 선교사들은 중국에서 기독교를 선교하려면 중국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판단 아래 17세기에 이미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주역' '효경' '소학' 등을 라틴어와 영어로 번역했습니다. 특히 논어는 1621년 최초로 라틴어로 번역되었습니다. 볼테르, 라이프니츠, 루소, 케네, 흄, 애덤 스미스에 이르기까지 18세기 유럽의 최고 지식인들은 공자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자 사상은 1688년 영국 명예혁명부터 1789년 프랑스 대혁명까지의 약 100여 년간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 사상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계몽주의의 선도 주자였던 볼테르는 영국의 경험론을 배경으로 공맹 철학을 전면적으로 수용해 합리주의 철학을 버리고 근대화 혁명의 지도 이념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공자의 법을 따랐던 시대를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할 만한 시대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리더를 물으니 리더에 답합니다.
『논어』, 『순자』, 『공자가어』를 통해 공자에게 리더를 물었습니다. 224 어구를 답으로 이 책을 엮었습니다. 각 어구마다 공자어록의 원문, 음독과 기본적인 해석을 달았고, 간명하게 의역을 하여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공자어록의 의미와 함께 오늘 현실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생생한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찾을 수 있게 하였으며, 특히 직장인을 포함한 조직의 리더들이 참조하면 좋을 만한 내용으로 재구성을 하였습니다. 『공자의 말』은 오늘을 살아가는 리더들에게 던지는 공자의 오래된 미래지혜입니다.
공자의 말은 진행형입니다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원치 않는 바라면 남에게도 하지 마라.
나도 하고 싶지 않다면 다른 사람도 하고 싶지 않을 테니 억지로 시키지 마라. 속는 게 싫으면 속이지 마라. 뺏기는 게 싫으면 빼앗지 마라. 적은 게 싫으면 적게 주지 마라. 거만한 게 싫으면 거만하지 마라. 위선이 싫으면 속이지 마라. 짜증이 싫으면 짜증 내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니,
2500년 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1000년 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지금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1000년 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2500년 후에도 욕 듣는 게 싫으면 제발 욕하지 마세요. 라는 것이 공자의 가르침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