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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 우르와쉬부딸리아
  • |
  • 산지니
  • |
  • 2021-04-12 출간
  • |
  • 464페이지
  • |
  • 153 X 225 X 30 mm /674g
  • |
  • ISBN 9788965457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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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947년 인도-파키스탄 분단 과정 속에 숨겨진 역사
독립국 인도의 초대 수상이던 자와하를랄 네루는 1947년 8월 15일 제헌의회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시계가 자정을 울리면 세계는 잠들어 있지만 인도는 생명과 자유를 깨울 것입니다.” 전국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독립을 축하하던 바로 그 순간 인도아대륙의 서북쪽 땅에서는 폭력이 난무하고 있었다. 원래는 하나의 땅이었던 인도가 파키스탄과 분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강간, 납치, 살육…….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지옥과 아비규환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나찌 독일 치하의 홀로코스트가 잘 알려져 있는 데 비해 그에 버금가는 이 폭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철저하게 감추어져왔다. 저자는 10여 년 동안 70여 명의 희생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감추어진 진실과 마주한다.

▶가족사에 드리워진 분단의 역사
모든 지배자들이 손쉬운 지배 방법으로 흔히 분리를 선택해온 것처럼 인도를 200여 년간 지배한 영국 또한 이슬람과 힌두 두 종교공동체를 분리하는 방법을 통해 지배를 공고히 했다. 1947년 독립이 목전에 다가왔을 당시 힌두와 무슬림의 사이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져 있었다. 결국 독립과 함께 인도-파키스탄의 분리가 결정되고 국경선이 그어진다. 그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살고 있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대책 마련도 없었다. 전혀 고려대상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에게 겨누어진 폭력을 피해 신속하게 국경 너머로 이동해야만 했다.

실로 몇 개월 만에 1,2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꼭대기가 잘린 인도, 그리고 동과 서의 두 날개 모양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파키스탄으로 이동하였다. 이 난민들 가운데 대부분은 서쪽 국경을 넘어갔다. 그 수는 약 1,000만 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둘로 나뉜, 그 역사적인 뻔잡Punjab 주를 넘어갔다. 무슬림은 서쪽에 있는 파키스탄을 찾아갔고, 힌두와 시크는 동쪽에 있는 인도로 왔다. 이동에는 학살이 뒤따랐는데, 그로 인해 이동이 더 신속하게 이루어지기도 했다. 영양 결핍이나 전염병으로 죽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죽은 자의 수는 당시 영국 측이 측정한 20만에서 나중에 인도 측이 제시한 200만 정도까지 추정할 수 있지만, 요즘엔 100만 명 정도라는 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파 분단의 역사는 거의 모든 북부 인도 사람들의 가족사에 살아남아 있었다. 지나가는 뻔잡 사람을 붙들고 물어보면 숨겨진 가족사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저자는 실제로 이런 방법을 통해 인도 난민, 파키스탄 난민, 뻔잡 난민들의 개인적인 증언을 수집했다. 공동체, 가족 그리고 개인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또 전해져온 공포와 잔혹함에 대한 이야기, 우정과 배려에 관한 이야기들을 수집함으로써 인-파 분단의 실체와 함께 침묵의 ‘이면(other side)에 감추어진 역사를 밝히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쓰는 일에 매달리게 된 데에는 저자 자신의 가족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반은 시크이고 반은 힌두인 저자의 외가가 인-파 분단으로 갈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의 파키스탄 땅에 살고 있던 저자의 어머니는 인도로 옮겨오면서 집과 외할머니를 파키스탄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저자의 외삼촌 한 분이 무슬림으로 개종을 하고 외할머니를 붙잡아두었기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저자의 어머니와 외삼촌은 서로를 깊이 원망하면서 헤어지게 되었는데,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직접 파키스탄으로 가 외삼촌과 인터뷰를 시도하고, 며칠 동안 외삼촌 집에 머무르면서 외삼촌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머리말 뒤의 첫 번째 장이 바로 ‘피’라는 제목의 가족 이야기인데, 외삼촌과의 인터뷰 과정이 그 첫머리에 실려 있다. 분단이 한 가족에게 어떤 트라우마가 되는지, 남북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독자들 또한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의 명예와 여성
살육의 많은 부분은 공동체의 ‘명예’라는 명목하에서 일어났다.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공동체의 ‘명예’라는 허상 아래 어떻게 여성이 짓밟히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힌두와 무슬림이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상대방에게 치욕을 주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다름 아닌 여성의 납치와 강간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분단 당시 양쪽 모두에서 거의 7만 5천 명의 여성이 납치되고 강간당했다고 한다. 카시미르Kashmir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10만 명에 육박하지 않을까 싶다. 강간뿐만 아니라 더욱 구체적인 종류의 폭력이 가해지기도 했다. 옷을 벗겨 거리를 행진하도록 내몰린 사람이 수도 없이 많고, 가슴을 도려내거나, 몸에 ‘다른’ 종교의 문신을 새기는 경우도 있었다. 소위 그 인종의 ‘순수’를 더럽히기 위하여 여성은 다른 종교의 남성과 강제로 성관계를 당해야만 했고, 그 결과 임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임신을 하여 출산을 하면 보통 아이는 강제로 빼앗아 가버렸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 가족이 풀려나기 위하여 여성을 상대방에 넘겨주기도 했고, 어떤 경우에는 난민촌에서나 맨발로 국경을 넘어가는 피난 행렬 가운데서 느닷없이 사라져버리거나 납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지만 이제야 수백 아니 수천 명의 여성이 강간을 당하거나 납치를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힌두 가운데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시크는 순교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했다. 명예를 더럽히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때 죽어야 할 대상은 몸이 더럽혀질 수 있는 여성과 강제로 개종당할 수 있는 아이들이었다. 실제로 저자는 아버지가 딸을 포함한 17명의 가족을 직접 죽이는 걸 목격한 시크 남성과의 인터뷰를 싣고 있는데, 그 남성은 당시의 상황을 ‘순교’라고 표현하면서 집안의 ‘명예’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현명한’ 판단으로 여기고 있었다. 여성과 아이들의 희생으로 지켜질 수 있는 공동체의 ‘명예’란 바로 남성의 명예이며, 여성의 희생은 그들의 허약한 남성성을 지키기 위한 도구가 되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어떤 마을에서는 여성들이 스스로 아이와 함께 우물에 몸을 던져 그 희생자가 100명에 이르렀는데, 비록 여성 스스로가 선택한 일이라 할지라도 이데올로기가 강요되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세계 어디서나 여성의 납치와 강간에 대해서는 소리 높여 비난하고 있지만, 가족구성원에 의한 이러한 폭력은 잘 드러나지도 않을 뿐더러 언급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가족들도 숨기고 싶어 하고 국가나 역사가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것들이야말로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이며 역사의 실체인 것이다.

▶아이들과 ‘주변인’
분단 과정에서 희생당한 것이 여성뿐만은 아니었다. 특히 아이들은 인-파 분단의 역사와 많은 부분이 얽혀 있는데, 강제 개종을 당하지 않기 위해 죽임을 당했다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여성의 납치와 강간에 뒤이은 임신으로 태어난 경우가 특히 문제가 되었다. 힌두와 무슬림의 피를 반씩 나눠가진 이 아이들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이들은 버려졌고, 강제로 엄마와 이별당해야 했으며,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그들의 삶과 미래는 외부에 의해 결정되었으며, 결국 자신들의 역사를 상실하고 만다.
그런가 하면 소위 ‘불가촉민’이라는 지정카스트는 역사에서 아예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저자가 분단 상황을 겪었던 불가촉민 가운데 한 여성과 인터뷰를 하면서 깜짝 놀란 것은 오히려 낮은 신분으로 인해 그들이 난무하는 폭력에서 한 발 거리를 둘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힌두도 아니고 무슬림도 아닌 ‘달리뜨’(‘짓밟힌 자’라는 뜻)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두고 있는 이들은 이후 파키스탄, 인도 양국이 세워지고,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이미 지나간 인-파 분단을 새삼 다시 파헤치는 것이 개인에게나 역사에 있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비록 형태만 달리할 뿐 이와 같은 비극의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단, 공동체 사이의 갈등, 종교 근본주의, 종교를 기반으로 하여 계속 만들어지는 분열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인도의 예를 들면 1984년 델리에서는 시크가 공동체의 표적이 되었고, 1989년 비하르Bihar에서는 인도 최악의 공동체 갈등으로 인해 바갈뿌르Bhagalpur에서 무슬림 수백 명이 살해당했으며 또한 그 몇 년 후에는 광분한 힌두 공동체주의자들이 아요디야Ayodhya의 바브리 모스크를 파괴했다.

그러한 분단의 역사는 한국 사회에도 있다. 해방 이후부터 1953년 한국전쟁까지의 분단 공간에서 일어난 폭력과 비극의 역사다. 식민주의는 분단을 낳고, 분단은 집단 광기를 낳았다. 그리고 그 이후 분단된 땅 양쪽 사람들의 삶은 그 사건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슬픈 역사는 닮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닮은 것은 그 사람들의 역사는 지워버려야 할,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잊혀야 할 것으로 국가에 의해 강요당해왔다는 사실이다.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비극이 1984년 델리 대학살에서 재현되고, 한국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이 1980년 광주 대학살에서 재현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역사에 대한 집단 망각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는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이 책을 집필하였으며, 번역자인 이광수 교수 또한 같은 심정으로 번역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분단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인도와 한국
책은 출판되고 난 후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 책의 저자로서 나는 그 여러 가지 가운데 두 개의 번역에 가장 큰 의미를 둔다. 하나는 파키스탄에서 나온 우르두어 번역이고 또 하나가 바로 이 책 한국어 번역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람들이 생명과 심장이 나뉘는 듯한 그 분단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듯이 두 개의 한국도 그러하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세계 각국의 식민주의자들과 정책 결정권자들은 도저히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은 문제를 푸는 정치적 방법으로 손쉽게 분단을 택하였다. 이러한 분단이 유용한 정치적 책략으로 간주되었을는지는 모르지만, 땅에 터전을 두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져다주었는지, 그 결과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의미를 가져다주는지, 그 결과가 부자와 가난한 사람에게 어떻게 다른 영향을 끼치고 도시에 사는 사람과 촌락에 사는 사람에게는 또 어떻게 다른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그 당사자가 남성, 여성, 아이들, 소수자라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저자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침묵 속에 묻힐 뻔한 역사를 당사자들의 기억과 목소리를 통해 복원
인도-파키스탄 분단이 1947년에 일어났으니 올해로 60년 하고도 2년이 지났다. 이제 그 비극의 역사를 침묵 속에 묻어둔 채 당사자들 대부분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역시 마찬가지다. 분단과 전쟁 와중에 일어났던 민간인 학살사건이 밝혀지기도 하고,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던 여성들이 증언에 나서기도 하는 등 여러 은폐된 역사들이 발굴되기도 하였으나 그 밖에도 많은 부분들이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 책은 침묵 속에 영원히 묻힐 뻔한 역사를 한 여성 역사학자가 끈질긴 집념과 각고의 노력 끝에 일부나마 복원해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지닌다.


목차


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1. 시작
2. 피
3. ‘사실’
4. 여성
5. ‘명예’
6. 아이들
7. ‘주변인’
8.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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