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불편해도 외면해서는 안 될 이야기!
‘집’이 안전과 보호의 공간이 될 수 없는 두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심리를 섬세하게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그림책.
오늘도 주인공 아이는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고 텅 빈 놀이터에 홀로 남았다. 비까지 내려 미끄럼틀 아래 몸을 피하는데, 줄지어 움직이는 개미 떼가 보인다. 아이가 개미에게 묻는다. “너희도 집으로 가는 거니?” 부러움이 담긴 듯한 아이의 물음에 독자는 자연스레 묻게 된다. “아이야, 너는 왜 집에 돌아가지 않니?”
이야기는 이 질문에 천천히 답하듯 흘러간다. 아이의 사정은 또 다른 아이의 등장과 둘의 갈등, 비슷한 상처를 매개로 한 화해를 거치면서 하나씩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가정 내 어려움을 겪는 아이의 외로움, 타인에 대한 경계심, 관계 맺기의 서툰 행동 등이 그려진다.
둘 사이에 어른이 개입하면서 이야기는 좀 더 속도를 낸다. 굳게 닫혔던 두 아이의 입과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의 열쇠가 어른에게 있었던 걸까? 이 책은 어른의 도움을 이끈 아이의 용기에 무게를 조금 더 둔다. 어른이 아이를 보호하고 지켜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아이가 있는 곳에 반드시 두어야 할 책!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아동의 권리를 발견해요
이 책은 아이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권리’를 설명한다. 아이라면 누구나 사랑받으면서 공부하고, 놀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제때 잘 먹고, 위험에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그런데 주인공 아이는 되묻는다. 그 권리는 말 잘 듣는 아이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비단 학대받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렸을 적부터 비교와 경쟁에 익숙한 이 시대 어린이 대부분의 생각은 아닐지 곱씹게 되는 질문이다.
아이는 ‘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갖는 존재다. 이 책은 모든 아이가 자신의 권리에 대해 정확히 깨닫고, 어려울 때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이 메시지가 특별히 학대 상황에 놓인 아이에게 전달돼 용기를 내어 주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고 있다.
말 못 할 문제를 안고 있는 어린이를 향한 메시지
“아이야, 힘들면 나한테 말해!”
주인공 아이에게 ‘권리’를 알려 주면서 힘든 것을 말해도 된다고 하지만, 아이가 가족이 아닌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어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음을 놀이터 앞집 아주머니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은 가정 내의 일, 특별히 학대의 경우 보호자도 아이도 외부에 알리기 꺼린다는 점을 주목하며 기획되었다. 근래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아동학대 사건만 보더라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혹시 놀이터에 늦게까지 남아 있는 아이를 그냥 보아 넘기지 않고, “나한테 말해도 괜찮다.”고 다가와 말 걸어 줄 어른을 찾는 아이가 내 주변에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