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조금씩 용기를 내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조금씩 용기를 내어,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호수는 사람들이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거나 부끄러우면 얼굴이 빨개지는 적면증으로 고민하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반이 바뀌고, 반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강준이가 아직 친한 친구도 없는 호수를 계속 괴롭히며 놀립니다. 그럴 때마다 정의감 넘치는 아이인 정우가 나타나 호수를 도와줍니다. 하지만 곤란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정의의 편인 정우가 개입하면, 호수는 자신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되어 불편합니다.
매일같이 호수를 괴롭히면서 그저 함께 노는 거라고 말하는 강준이, 오히려 자신을 도와주는 정우와 싸우게 되는 호수. 교실이라는 좁은 세계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스스로 생각하고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용기를 내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지금 당장 정의의 사도처럼 될 수는 없고, 언제나 내가 옳다고 할 수도 없죠. 섣불리 나섰다가 그 자리의 분위기를 망칠지도 몰라요.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어려운 문제고요.” - 「작가의 말」 중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갈팡질팡한 경험이 있는 초등학생 아이들이라면, 정우를 통해 점차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용기를 내게 되는 호수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용기 있게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 가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멋진 등장인물들이
어린 독자들에게 자신답게 있을 수 있도록 응원을 건네다
인생은 단지 선과 악, 이 둘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는 온갖 분야가 있는 것은 물론, 온갖 복잡성과 늬앙스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실제로 그런 인생 속에서 살고 있고요. 그래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은 예/아니오 같이 이원적으로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세상은 하나의 답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늘 정의의 편에 서는 정우가 불편한 호수, 친구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늘 정의의 사도처럼 나설 수밖에 없는 정우, 그저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친구를 놀렸다는 강준, 지켜보기만 하는 희지.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정이 있었기에 그 누구도 섣불리 맞거나 틀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주위의 시선에 쉽게 흔들립니다. 놀림 한 번으로 마음이 다치거나 닫히기 쉽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호수도 다르지 않습니다. 호수는 결국 곤란한 상황에서 정의롭게 나서는 정우에게 “너는 민폐야!”라고 소리치게 되지만, 우리는 호수를 지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생각해 어떤 행동을 하기로 결정했고, 끝내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를 내었으니까요. 등장인물들의 멋진 모습을 통해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내 생각을 단단하게 세우는 것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고, 자신답게 있을 수 있도록 응원을 건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