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주력 430년, 성간 이동이 가능해질 정도로 발달한 문명을 가졌으면서도 세력 다툼과 전쟁으로 어리석은 역사를 되풀이하던 인류 앞에 마치 필연처럼 등장한 막강한 적 괴수. 재앙 같은 상황 속에서 인류는 특별한 검과 초월적인 능력을 지닌 소수의 기사단을 앞세우며 잠시 해법을 찾은 듯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복잡한 셈법에 따라 전쟁의 불씨는 새로운 정착지 중 하나인 ‘토발’로 옮겨지고 마는데...
전쟁의 끝에서 시작된 피의 절규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올 듯했던 토발. 그러나 새로운 시작을 향한 희망이 싹트기도 전에 주도권을 쥐려는 자들은 이곳을 또다시 혼돈에 빠뜨린다. 결국 AE와 토발 독립군, 그리고 기사단의 비밀조직까지 가세하면서 피로 붉게 물들어가는 이 땅의 속박으로부터 반과 시온 또한 자유로울 수 없었으니...
시온의 언덕 너머
친구들과 바다에 가고 싶었던 시온의 소박한 바람은 마침내 이루어진 것일까. 인류의 발길이 닿은 적 없는 곳이라 여겨졌던 그곳에는 마치 누군가 발견이라도 해 주길 바라듯 남아있는 뚜렷한 흔적과 함께 평온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지금 이곳에 오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여전히 시온의 꿈을 잊지 않은 한 소녀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