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나라 실크로드관련 고고학 연구의 선구자인 박천수 경북대학교 박물관장이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문명연구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는 연구서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을 펴냈습니다. 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가야 토기를 중심으로 한 삼국시대 고대사와 한일교류사 영역에서 고고학 방법론에 의한 연구에 천착해 왔습니다. 신라 고분과 일본의 유적에서 관찰된 로마와 사산조 페르시아산 유리기를 중심 소재로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교류 연구 작업을 시작한 지 10여 년 만에 서유럽에서 동아시아 한반도와 일본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을 포괄하는 문명교류사연구의 기본 정보와 전망을 담은 ‘서설’이 탄생한 것입니다.
박천수 관장은 2009년 이란 현지답사를 통해 아케메네스 조와 사산조 페르시아 유적을 답사한 것을 계기로 실크로드 문명 교류사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서유럽과 지중해 연안에서 근동 지역,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국 중원, 중국 동남 해역 등 초원로와 사막로, 해양 실크로드가 관통하는 거의 모든 지역을 현장 답사했고, 세계의 유수한 박물관을 방문하여 주요한 유물들을 직접 관찰하고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2013년부터 재일동포 유라시아 전문 고고학자인 가토규조(加藤九祚) 교수의 도움을 받았고, 2016년 가토 교수 사망 이후 그의 유품을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실크로드 조사연구센터를 창립해서 센터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조사 연구작업과 병행하여 2018년 경북대학교 실크로드 조사연구 센터 주관 ‘李(加藤)九祚의 생애와 실크로드 유리·직물’, 2020년 ‘유라시아 실크로드 복식 교류전’, 2021년 ‘신라 유라시아로 나아가다’와 같은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그간의 연구성과를 발표했으며, 2020 ‘유라시아 실크로드 복식 교류전’ 도록에 수록되었던 논고를 골간으로 하여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을 완성하였습니다.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은 본문 1,160쪽 문헌목록만 100쪽에 수록된 지도, 도판이 200여 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3권으로 분철되어 간행되었습니다.
1권은 1부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과 2부 ‘유라시아 초원로의 유적과 유물’로 구성되었고, 2권은 3부 ‘유라시아 사막로의 유적과 유물’, 3권은 4부 ‘유라시아 해로의 유적과 유물’ 및 주요 문헌목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은 서론과 결론까지 총 8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BC 30세기에서 13세기까지 4,300년의 장구한 세월을 통해 유라시아 문물이 교류한 내용을 시대별/지역-경로별로 구분해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크로드 교역망을 구성하고 있는 매듭 지역의 정치, 문화적인 상황의 변동에 따라서 초원과 사막, 해양 실크로드의 연결 구성이 바뀌어 가는 양상을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은 한반도의 문화유산을 실크로드라는 거대한 문명교류 네트워크의 맥락에서 새롭게 해석하여 고고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원대한 작업의 설계서로서의 의의를 가진다 하겠습니다. 저자 개인이 지난 12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연구한 성과의 집적이자 우리나라 실크로드 연구의 현황과 전망을 제시한 서설로서 향후 유라시아 문명 연구의 기본적인 참조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