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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여성 심리학

소설, 여성 심리학

  • 박순
  • |
  • 청어
  • |
  • 2022-05-30 출간
  • |
  • 280페이지
  • |
  • 145 X 200 mm
  • |
  • ISBN 97911685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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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가의 말

제가 국민(초등)학교 3학년인 10살 때 있었던 일입니다. 그때는 국어 시간에 베껴 쓰기라는 과제가 있었는데 베껴 쓰기를 할 때의 일입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베껴 쓰기를 하고 있는데 옆의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야! 이리 와! 얘 좀 봐!’ 하고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저의 곁으로 우르르 몰려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베껴 쓰기 하는 것을 지켜보고는 그들 역시 놀라서 웅성거렸습니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 저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의 베껴 쓰기 하는 방식이 다른 학생과는 달랐던 것입니다. 즉, 다른 학생은 다섯 번 여섯 번 보아가면서 한 문장을 공책에 옮겨 적는데 저는 한 번만 보고 옮겨 적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건전한 놀이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합시다.’ 이런 문장일 경우 학생들은 ‘건전한’ 까지만 본 다음 옮겨 적고 ‘놀이로’만 보고 옮겨 적고 해서 여섯 번을 고개가 왔다 갔다 하면서 옮겨 적는데 저는 한 번만 보고 그 문장 모두를 외워서 옮겨 적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 무렵 우리는 공부가 끝나면 우당탕 뛰어나가서 만화책방으로 달려가고는 했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어서 1분 1초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친구들과 함께 만화책방으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만화책방에 가는 목적이 저는 다른 애들과는 달랐습니다. 다른 애들은 그 책방에 들어가기가 바쁘게 만화책을 뽑아 드는데 저는 동화책을 뽑아 듭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동화책의 내용에 빠져서 몇 시간을 읽다가 주위를 돌아보니 그 책방에 가득하던 애들은 모두 돌아가서 한 명도 없고 저녁때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일어섰습니다. 그러던 그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만화책방 주인이 저의 뒤에 서서 가만히 내려다보고 계셨던 것입니다.
너무 오래 있었나 해서 주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혼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나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저에게 하는 말씀이 ‘책 재미있니?’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작은 소리로 ‘네.’ 하였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너한테는 돈을 받지 않을 테니까 앞으로는 얼마든지 와서 책을 보거라.’ 하시었습니다.
야단 칠 줄 알고 겁이 나 있었는데 책을 공짜로 얼마든지 보라고 하시니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 무렵에는 〈계림 문고〉에서 동화책이 많이 나왔었는데 그 문고에서 나온 동화책은 거의 다 보았다고 할 수 있으며 100권이 넘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우리 집 사랑방은 겨울에는 마을 어른들 예닐곱 분이 밤마다 모여서 이야기하시고 쉬는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모이기만 하면 아버지가 ‘준식아! 이리 오너라!’ 하고 저를 부르십니다. 그래서 사랑방으로 가면 이야기책을 꺼내시며 읽어달라고 하시었습니다. 마을 어른들이 한 권씩 가지고 오기도 하셨는데 저는 그분들 한복판에 앉아서 이야기책을 읽어드렸습니다.
그때 읽어드렸던 책은 주로 『장화홍련전』, 『홍길동전』, 『흥부 놀부』, 『심청전』, 『춘향전』, 『단종 비사』, 『명성황후』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저는 11살이지만 그냥 읽는 것이 아니고 구연동화를 하듯 음률을 주고 의성어와 의태어를 동원해서 구성지게 읽어드립니다. 그러면 아저씨들은 제가 읽어드리는 내용에 빠져들어서 때로는 방바닥이 꺼지라고 하듯 길게 한숨도 쉬시고, 주인공을 해치는 나쁜 사람이 나오면 ‘저! 저! 저런 나쁜 놈이 있나!’ 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주인공이 잘되면 박수를 치기도 하고 그러셨습니다.
제가 아저씨들에게 그렇게 책을 읽어드리는 날은 심심하신 분이 한 분 계십니다. 바로 저의 할머니입니다. 저는 원래는 할머니에게 책을 읽어드렸습니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저녁을 먹은 다음 등잔불을 밝혀놓고 책을 읽어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베개를 베고 누우셔서 하늘의 달을 보고, 별을 보고, 느티나무 위에서 흥을 돋우는 소쩍새 소리와 함께 제가 읽어드리는 이야기책의 내용 속에 빠져들고는 하시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에 할머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셨기 때문에 3학년 여름밤과 겨울밤에 있었던 일들입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 성장한 자연환경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던 곳은 강원도 문막인데 저의 집 바깥마당에는 700년 되었다고 하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느티나무는 특이하게도 위로 솟은 게 아니고 옆으로 퍼져서 펼쳐놓은 우산과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밥만 먹으면 뛰쳐나와 그 느티나무 위에 올라가서 수평으로 뻗은 굵은 나뭇가지 위에 누워서 책을 보기도 하고, 서서 걸어 다니기도 하고 원숭이처럼 나뭇가지에서 나뭇가지로 옮겨 다니기도 하고 나뭇가지 끝으로 가서 매달렸다가 땅으로 내려오기도 하는, 그야말로 동화 속의 세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천혜의 어린이 놀이터였습니다.

그곳에는 강도 있었습니다. 섬강인데 그 강에는 540m나 되는 긴 다리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동양에서 제일 긴 다리라고 했는데 6·25 때는 탱크도 수십 대가 줄지어 지나다니고 했을 만큼 견고한 다리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시멘트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로만 만든 다리여서입니다.
그 다리 밑에서 수영도 하며 자랐는데 저는 그 다리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영화에서 본 ‘콰이강의 다리’가 생각나고 ‘콰이강의 다리’ 하면 섬강의 그 다리가 눈앞에 훤합니다. 콰이강의 다리나 섬강의 그 다리 모두 나무로 만든 다리인데다가 난간이나 교각의 구조나 모양이 모두 비슷하게 생겨서입니다. 목재로 강에 다리를 놓을 때는 공통 되는 공법이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그곳 섬강 옆으로는 문막 평야가 있습니다. 그 평야는 일찍부터 수로가 발달해서 섬강 상류에서부터 만들어진 수로가 수 킬로나 이어지며 문막 평야의 논과 밭에 물을 대주고 있었습니다. 수로는 시멘트로 만들어졌는데 150cm 깊이에 폭이 250cm나 되는 큰 수로입니다. 그리고 목에까지 차는 물이 항상 흐르고 있어서 우리는 그 수로에 들어가서 수영도 하며 놀았습니다.
그 수로를 따라가다 보면 어린 나이에 보기에는 불가사의하게 생각되거나 공포를 느끼게 하는 곳이 많이 있었습니다. 수로를 흘러가던 시퍼런 물이 갑자기 한 곳에 멈추어서 빙빙 돌다가 지하로 급하게 빨려들어 가서 50m 저쪽으로 솟구치는 곳이 있고, 수로 자체가 컴컴한 지하로 내려가고 있었는데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곳도 있고, 터널을 통과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사람이 빠지면 죽는 무서운 곳인데 숨 막히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저는 그런 곳들 가까이 서서 한참씩 구경하며 무한한 상상을 하고는 했습니다. 수로를 흘러가던 물이 빙빙 돌며 지하로 빨려 들어가는 곳을 볼 때는 선박을 집어삼킨다는 버뮤다 삼각지대의 바다나 태풍의 눈을 상상했습니다.
수로 자체가 통째로 지하로 내려간 컴컴한 그 속에서는 동물의 울음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가 항상 울려 나왔는데, 아이들은 그 속에 사람을 통째로 삼킨다는 거대한 바닷고기가 산다는 말도 했고, 접시처럼 생긴 커다란 칼이 여러 개 있어서 사람이 빠지면 허리가 두 동강이 난다거나 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떠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어른이 되면 밧줄을 타고 내려가서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는 모험심을 키우기도 하였습니다.
수로의 물이 긴 터널을 통과하는 곳도 있었는데 저는 그곳에는 실제로 들어가서 터널 천정을 올려다보며 지하세계에서도 별을 보고 하던 프랭크 바랫의 『마경천리』의 내용을 상상해보기도 했었습니다.
섬강 한복판의 물속에는 마당바위도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수영하던 어떤 사람이 물속에 들어갔다가 커다란 구렁이가 바위를 감고 있는 것을 보고는 놀라서 뛰쳐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는 바위인데, 저는 그 바위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인어가 금빛 머리를 쓰다듬으며 앉아 있는 로렐라이 언덕과 라인강의 바위를 생각하곤 합니다.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이 그 인어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반해서 바라보다가 방향을 잃고 바위에 충돌해서 죽고는 했다는 로렐라이의 언덕.

그러고 보면 제가 자란 강원도 문막은 그 산하 자체가 하나의 동화 속인 것입니다. 동화 속에서 자라서 저는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2022년 봄에
박 순 (본명 박준식)


목차


작가의 말 5

중편 _ 착한 사마리안법 15

중장편 _ 소설, 여성 심리학 85
1. 사랑스러운 여인 86
2. 사랑은 용기 있는 사람에게로 간다 102
3. 거스를 수 없는 운명 119
4. 자연의 여자 139
5. 그녀의 동창생들 173
6. 화투 195
7. 봄이 오는 소리 215
8. 운명은 연극처럼 온다 233

단편 _ 아빠의 꿈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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