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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의 멜랑콜리

수집가의 멜랑콜리

  • 류신
  • |
  • 서정시학
  • |
  • 2010-02-25 출간
  • |
  • 398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9236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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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책의 문제의식

이 책은 젊은 독문학자이자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이후 시단에서 비평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류신의 두 번째 평론집이다. 우리 문단에서는 드물게 한독 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독일시와 한국시를 자신의 비평의 실험실로 초대해, 이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나누는 은밀한 대화에 귀 기울인다. 독일문학을 공부하면서 수집한 자료들과 한국문학을 읽으면서 채집한 텍스트를 요령 있게 결합시켜 제3의 텍스트를 직조하는 비교문학자의 열정으로 충일(充溢)하다. 날카로움과 서정성이 어울린 비평문장으로 참신한 비평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이번 평론집의 핵심 키워드는 ‘수집’과 ‘멜랑콜리’이다.

“수집이라는 행위는 탐구의 원-현상이다.”
- 발터 벤야민 『아케이드프로젝트』

이 책의 문제의식은 수집가는 비평가라는 것이다. 수집은 소유보다 갱신의 행위이다. 수집이란 사물의 가치를 수호하고 널리 현양(顯揚)하는 일이다. 아무리 쓸모없고 하찮을지라도 수집가의 손에 들어오는 순간, 사물은 되살아난다. 그것은 무질서한 안개의 바다에서 하나의 섬처럼 오롯이 떠오른다. 컬렉터의 안목과 열정 덕분에 소장품은 망각에 맞선 신생(新生)의 성채가 되는 것이다. 비평가의 심장은 이런 수집가의 박동 소리로 뛴다. 비평가는 자신이 집요하게 선별한 텍스트의 편린들을 섬세하게 분류하여 새로운 맥락과 구도 속에서 독창적으로 재배치한다. 비평가로서 수집가는 텍스트의 발견자이자 보존자이며 구원자인 것이다. 수집가가 누리는 황홀한 기쁨은, 텍스트와 단 둘이 이야기하기 위한 고독한 실존의 아름다운 강박과 지독한 열중의 소산이다.

그렇다고 수집가/비평가가 늘 행복한 것은 아니다. 우선 수집가는 이 세계의 사물들에서 발생하는 무질서한 혼란과 분산을 보며 뼛속 깊이 아파한다. 발터 벤야민은 수집가의 생리적 기질이 멜랑콜리임을 다음처럼 적시했다.

“모름지기 열정이란 혼돈과 가까이 있는데, 수집가의 열정은 기억의 혼돈에 가까이 있다.”
- 발터 벤야민「나의 서재 공개 - 수집에 관한 강연」

교환가치의 유용성이 지배하는 현실로부터 소외된 텍스트를 구제하려는 수집가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가기 쉽다. 자본주의적 가치체계에 저항하려는 그의 또렷한 열정의 중심에서 비애의 검은 꽃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저항의 멜랑콜리! 동일자의 상징체계가 무너진 뒤, 바로크적 폐허 속에서 알레고리적 파편들을 구원하려는 수집가의 깊은 상념. 꿈꾸기를 포기할 수 없는 슬픈 사람이 꿈 없는 현실과 독대한 후 품은 ‘한 줌의 도덕(minima moralia)’. 완강한 세계 앞에 백기를 든 단독자의 검은 비장(脾臟)에서 새록새록 궐기하는 역동적인 멜랑콜리.
수집가의 ‘우울한 열정’이 바로 비평적 상상력의 원천이다. 이 책은 수집가로서 비평가를 지향하는 저자가 그러모은 소장품들이 진열된 작은 전시장이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멜랑콜리라’는 주제로 분류할 수 있는 7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멜랑콜리는 시인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최후의 실존적 보루이자(「시권선언 소사」), 2000년대 한국의 젊은 시단에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이기도 하다.(「이카루스 멜랑콜리쿠스」) 멜랑콜리의 아우라는 사랑의 상실과 존재론적 우수로부터 자욱이 분무되며(「우울한 푸른 꽃」), 생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고 위무하는 뜨거운 운명애로 퍼지기도 한다.(「열정적 멜랑콜리커의 운명애」) 멜랑콜리는 남북한 분단의 상처(「반분의 고통, 분단의 비애」), 사회주의 유토피아의 좌초(「저항의 멜랑콜리」), 생태계의 파괴(「인류의 마지막 7일」) 앞에서도 홀연히 분기한다. 저자는 이 모든 멜랑콜리가 절망과 환멸의 늪에서 벗어나 단결하길 바란다. 모든 우울들이 흘린 눈물이 사랑의 리비도로 치환되고 우리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생의 에너지로 전환되길 기대한다. 멜랑콜리는 까닭모를 무기력이나 원인모를 애상이 아니다. 그것은 ‘이유 있는’ 절망과 ‘이유 있는’ 희망의 변증법적 자장에서 분출되는 생의 쓰디쓴 근기(根氣)이다. 이 땅에 칩거하는 우울한 당신이여, 이 세상에 암약하는 모든 멜랑콜리여, 연대하라!

2부에 실린 글들은 우리 시대 문학현장에서 생산된 시집들에 대한 실제비평이다. 소위 ‘미래파 논쟁’과 ‘시와 정치’ 등 2000년대 한국 시단의 주류담론에서 소외된 텍스트를 구제하려는 수집가로서의 문제의식이 투영되어 있는 글이다. 미래파 담론의 ‘문학장’에서 논의되지 않은 조동범, 정영, 김경후, 조영석, 여태천의 시집은 소위 미래파를 열었다고 호평 받은 시집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 시의 젊은 ‘미래’를 열고 있다. 알랭 바디우, 자크 랑시에르 등 최근 유행하는 비평이론의 표적에서 벗어나, 신자유주의시대 척박한 노동현장에서 시와 정치의 접점을 묵묵히 모색하고 있는 백무산과 표성배의 시집도 저자가 모은 가치 있는 수집품이다. 이 갤러리에는 저자가 존경하는 작가들을 위한 오마주 특별전도 마련되어 있다.「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발터 벤야민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착실한 모범생인 서울의 거리를 산책했다면, 「서울에 온 말테」에서는 지난 세기말 파리에 거주했던 릴케의 분신 말테를 한국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기를 작성해 보도록 했다. 「표독한 ‘나-너’의 잔혹시극」에서는 아르토의 잔혹연극론과 니체의 아포리즘적 글쓰기를 접목시켜 새로운 문체를 실험해 보았다. 해묵은 세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 즉 구원의 소망이 수집가의 가장 강렬한 충동이다. 그런 이유로 2부의 모토는 다음과 같다. 수집가여, 담론의 질서를 재배치하고 소외된 텍스트를 구제하라!

3부는 소설과 산문에 대한 평문으로 짜여있다. 시에 비해 소설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냉정하다. 이는 시와 소설 간의 장르적 우열이나 작가의 실력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전적으로 시는 가슴으로 읽고 소설은 머리로 읽는 저자의 독서습관 탓이다. ‘좋지 못한’ 시에 내려야할 할 비평의 준거를 ‘괜찮은’ 소설 텍스트 쪽으로 부당하게 전이시킨 결과인 셈이다. 그 덕분에 저자는 발터 벤야민이 규정한「비평가의 기법에 대한 13가지 명제」가운데 11번째 원칙을 견지한다. “예술에 대한 감격은 비평가에게는 낯선 개념이다. 비평가의 수중에 든 예술작품은 정신적 가치를 두고 벌이는 싸움에서 그가 투입할 수 있는 백병(白兵)이다.” 텍스트에 대한 정치한 분석을 통해 작품의 미적-윤리적-정치적 가치를 평가하는 씩씩한 ‘백병’은, 비유하자면, 건강한 비판적 야성을 소유한 비평의 선사인(先史人)이다. 비평의 관건은 평가에 있다. 3부의 문제의식은 이렇게 요약된다. 귀환하라, ‘호모 크리티쿠스(homo criticus)’여!


목차


ㆍ 1부 멜랑콜리여, 연대하라!
시권(詩權)선언 소사
이카루스 멜랑콜리쿠스
우울한 푸른 꽃 - 기형도의「숲으로 된 성벽」깊이 읽기
열정적 멜랑콜리커의 운명애 - 이경림 시에 관한 열개의 단상
저항의 멜랑콜리 - 독일 음유시인 볼프 비어만의 한국 콘서트에 부쳐
반분(半分)의 고통, 분단의 비애 - 탈북자 시인 김성민의 시세계
인류의 마지막 7일 - 녹색의 우울증

ㆍ 2부 수집가여, 구제하라!
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 - 조동범 시집『심야 배스킨라빈슨 살인사건』
지독한 고해(苦海), 불온한 고해(告解) - 정영 시집『평일의 고해』
표독한 ‘나-너’의 잔혹시극 - 김경후 시집『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서울에 온 말테 - 김기택 시집『껌』
범속한 트임 - 조영석 시집『선명한 유령』
포물선의 시학 - 여태천 시집『스윙』
분노의 명상록 - 백무산 시집『거대한 일상』
용접하는 오르페우스, 노 젓는 오디세우스 - 표성배 시집『기찬 날』

ㆍ 3부 호모 크리티쿠스여, 귀환하라!
변증법으로 돌아가는 다섯 바퀴 - 이윤기론
상상력의 투기와 모험 - 박민규 소설집『카스테라』
아주 우아한 노예화 - 이응준 소설『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아모 에르고 숨 - 김종철 비평집『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지하철을 탄 호모 크리티쿠스 - 정과리 비평집『네안데르탈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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