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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

미식가

  • 루원푸
  • |
  • 글누림
  • |
  • 2012-08-31 출간
  • |
  • 208페이지
  • |
  • 155 X 216 X 20 mm /482g
  • |
  • ISBN 978896327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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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쑤저우 요리를 두고 국영식당의 사장과 미식가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 소설을 통해 미식에 대한 욕망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어 무척 흥미롭다”

음식에 얽힌 갈등을 다룬 소설, 그 안에 든 특별함

요리를 소재로 한 만화책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식객』은 드라마로도 각색되어 나왔다. 요리사들의 갈등과 실력 대결, 성공을 주제로 잡은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기 요리에 관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봐왔던 소재와는 그 주제가 조금 다른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경관으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요리로도 유명한 중국 쑤저우. 이 책에는 무수한 중국 쑤저우 지방의 요리가 등장한다. 한 사람은 미식가고, 한 사람은 국영식당 사장이다. 식당 사장과 미식가는 갈등의 관계이기 보다는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 같다. 두 인물 다 ‘먹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므로.
하지만 이 관계를 틀을 깨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이다. 이 둘은 ‘맛의 욕망’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갈등하는 인물들이며, 서로 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 여느 요리를 주제로 한 작품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이 책 안에 있는 것이다. ‘요리’라는 익숙한 소재에서 ‘특별하고 기발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이 소설은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숙명적 대립, 점점 빠져드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미식가와 식당의 사장은 왜 대립하게 되었을까? 독자들은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미리 알고 간다. 돈 많은 자본가인 미식가 ‘주쯔예’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돌아다니고 자나 깨나 먹을 생각만 한다. 하지만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맛있는’ 것만 먹는 것이다. 이러한 미식가를 반대하는 것이 주인공, 훗날 국영식당의 사장이 되는 ‘가오샤오팅’이다. 주쯔예 집에 세 들어 사는 가난한 주인공은 할 일 없이 먹는 것만 좋아하는 그를 혐오하게 되고 이때부터 자신도 ‘먹는 것’을 혐오하게 되는 것이다.

주쯔예는 늦잠과는 인연이 없었는지 일찍 일어났다. 그의 위장은 때가 되면 꿈틀거렸는데 자명종과 마찬가지로 거의 정확했다. 눈이 떠지기만 하면 그의 두뇌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얼른 주훙싱에 가서 터우탕미엔을 먹어야지!”
(중간 생략)
면 한 그릇의 조리 방법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하지만 주쯔예는 이러한 것을 중시하지 않는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터우탕미엔’을 먹는 일이다. 이곳은 한 솥의 국물로 국수 천 그릇을 만다. 만일 천 그릇째 말았다면, 그 국수물은 끈적끈적해져서 거기에서 나온 면은 그다지 신선하지도 않고 뭉쳐서 생 밀가루 냄새가 난다. 주쯔예는 이러한 면을 먹으면 하루 종일 힘이 빠져 무얼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오블로모프처럼 침상에 누워 일어나지도 못하게 될까봐, 반드시 새벽에 일어나 급히 세수하곤 주훙싱의 터우탕미엔을 먹으러 갔다.
­『미식가­음식 이야기』 중에서

“당신 아들 가오샤오팅은 매우 영리하니 내 일을 도와주는 게 좋지 않겠소? 나도 당신을 푸대접하지 않으리다.”
어머니는 당연히 승낙했다. 그녀는 남의 집에 살면서도 방세를 내지 않았고 또 해야 할 가사도 없었던 터라 마음속으로 늘 송구하여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도록 주쯔예를 위해 일을 해주고 싶어 했다. (생략) 그러나 나는 도리어 그것을 한가지로 보는지라 어쨌든 주쯔예를 대신해 심부름하고 싶지 않았다. 당당한 고등학생이 어떻게 먹보의 심부름꾼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미식가­나와의 관계』 중에서

소설은 잘 먹는 사람과 잘 먹는 것을 혐오하는 사람의 숙명적인 대립을 그려나간다. 먹는 것을 혐오하지만 식당의 사장이 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미식가와의 반대 입장에서 식당을 운명하는 방식이 어떨지. 이 둘의 끝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이야기는 독자들을 흥미진진함 속으로 이끌어간다.

중국 사회의 역사와 함께 ‘맛의 역사(변천)’도 이루어진다.

이 책은 두 주인공의 미식의 관한 갈등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는 동시에, 신중국 사회의 역사도 함께 보여준다. 미식의 형태가 해방 전, 해방 후, 신시기로 바뀌고, 정치적 상황에 맞물려 또한 변한다. 50년대 반우파 운동, 문화대혁명 등의 역사적 배경도 함께 한다.

음식을 밝히는 사람과 음식을 혐오하는 사람이 함께 서있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나는 주자파가 되었고 주쯔예는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되었는데, 두 사람이 나란히 팻말을 들고 거민위원회 문 앞에서 죄를 묻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생략)
팻말을 가슴에 건 채 거민위원회 앞에 서서 사죄하는 일, 그 기분은 ‘붙잡혀서 연단에 올라가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었다. 연단 아래 새카맣게 모인 군중들을 보았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민위원회 입구에 서니 상황이 달라졌다. 새벽에 골목을 출입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다. 채소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할머니는 내가 크는 것을 지켜보았으며, 저 형수가 결혼할 때 결혼식에 초대받아 참석했고, 저 아이는……며칠 전 나를 만났을 때 숙부라고 불렀었지! 나는 차마 사람들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떨어뜨렸고 사람들도 나를 쳐다보지 못했다.
­『미식가­길은 달라도』 중에서

나는 한숨을 쉬며 이 사람의 자산계급 사상이 엄중하고, 며칠 동안 월급제를 시행했더니 위세를 떨며 나리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우리 식당의 존재에…… 아, 문제가 생겼다. 2년 동안 국민경제가 크게 발전하였고 농촌에선 해마다 풍작을 거뒀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조정하고 급수를 조정했으며 간부도 임금을 타갔다. ……그 런민비는 특히나 쓰기 좋아 고기는 한 근에 겨우 6마오, 우샹차예단은 한 개에 5펀, 두 냥 반근의 양허다취 한 병은 겨우 2마오 2펀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사치스러워지기 시작하여 대중요리를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중’이란 이름이 들어간 것은 모두 좋은 것이 아니며, ‘노동표’도 좋은 담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노동대중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데, 노동대중은 오히려 내게 불만을 가졌다. 어떤 사람은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고 싶지 않아서 의견서를 탁자 위에 놓았다. 어쨌든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개혁이 원래부터 철저하지 못했고, 임시로 대중요리를 만들어 문 앞에 장식해두었으며 시간이 지나 형편이 달라지면 상점 앞면에조차도 진열하지 않았다. 쇼윈도는 휘황찬란한 것이 많이 있고 각종 유명 요리가 눈에 띄게 보이는 게 아닌가!
­『미식가­인간의 미각』 중에서

역사적 배경이 바뀜에 따라 음식의 역사도 함께 변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중국 사회가 변함에 따라 ‘먹는 역사’, ‘맛의 역사’도 생겨나 대중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모든 인간의 본능과 관련이 있는 ‘먹는 것’ 그리고 ‘맛’! 대중들이 원하는 음식은 어떤 것이고, 시간이 변함에 따라 어떤 맛을 원하게 될까?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은 바 있는 화제작

루원푸의 소설 『미식가』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제3회 전국 우수 중편소설상을 받은 바 있다. 영어, 불어, 일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서도 소개되었다. 일본에서는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왔고 프랑스 파리에서만 1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이 작품의 특징은 위에서 말한 것 외에도 쑤저우 요리들이 무수히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읽다보면 침이 꼴깍 넘어가고 무슨 음식일까 궁금해진다. ‘중국’하면 음식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가 있는데, 쑤저우 지방 요리만 해도 어마어마하다(요리에 관한 설명은 미주를 달아 그 이해를 도왔다).
요리와 음식은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인데, 쑤저우 음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거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섞여져 ‘맛있는 소설’이 된 것이다. 이것이 세계가 인정하고 작품성을 높게 평가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루원푸 작품 가운데 최고의 명성을 누린 신시기 소설 『미식가』는 세계가 주목한 소설인 만큼 재미있다. 소설 속 요리들이 한 번은 먹어 보아야 할 중국 유명요리 듯이, 미식소설 『미식가』도 한 번은 읽어보아야 할 소설일 것이다.

옮긴이의 말&작품 줄거리

쑤저우 미식의 향연과 미식 욕망의 변천(옮긴이 조성환)
중국의 현대 민속 소설가로 ‘남루북덩南陸北鄧’을 꼽는다. 이는 남방의 루원푸와 북방의 덩유메이鄧友梅, 1931∼를 말한다.
그 중에 루원푸는 현대화 과정에서의 쑤저우 문화와 현대화, 인간과 자연, 자연과 도시의 발전과 변모 과정을 위주로 작품을 구상했다. 그의 창작 원칙은 “거시적인 착안, 미시적 글쓰기宏觀着眼, 微視落筆”, ‘소설 다주제의 통일적 탐색’인데, 인생의 소소한 문제들을 거시적인 역사 문제들과 결합시켜 묘사했다. 그러한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 바로 『미식가』다.
루원푸도 미식가다. 1950년대 초 루원푸는 갓 문단에 진입하자마자 쑤저우의 작자 청샤오칭程小靑, 1893∼1976 등과 함께 매번 회의가 있을 때마다 각자 1위안씩 갹출하여 회식 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매번 자리를 바꿔 먹다보니 쑤저우의 거의 모든 식당을 다 돌았다. 그가 『미식가』에서 쓴 요리는 대체로 그때 먹었던 요리들이며 이 소설 후반부에 나오는 탕에 소금을 넣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그때부터 겼었던 체험에서 나왔다.
『미식가』는 루원푸의 대표작으로 원래 중국의 『수확』 잡지 1983년 제1기에 발표되었고 제3회 전국 우수 중편소설상을 받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루원푸는 ‘미식가’란 별명을 얻게 되었다. 그 뒤 이 소설은 영어, 불어陳豊 역, 일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서도 소개되었다. 일본에서는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왔고 프랑스 파리에서만 1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미식가』는 루원푸 작품 가운데 최고의 명성을 누린 신시기 소설이다. 이 소설의 무대는 쑤저우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쑤저우는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에는 쑤저우,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대 황제들이 즐겨 찾았던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십전노인十全老人’이라 불렸던 건륭乾隆 황제는 효자로도 이름이 났는데, 모친의 70회 생일을 맞이한 1761년, 모친이 강남을 여행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 생각한 건륭은 모친이 가장 좋아했던 쑤저우의 상가를 베이징에 재현할 것을 명령했다. 자금성과 자금성 북쪽에 있는 그녀의 여름 별장 사이의 길에 위치한 ‘쑤저우가蘇州街’는 청대판 디즈니랜드였다. 정부의 예산으로 수 킬로미터에 걸쳐 조성된 ‘쑤저우가’의 상점, 식당, 극장, 찻집은 일부는 새로 지어진 건물이었고, 그 일부는 리모델링되었다. 그밖에도 건륭은 황궁의 공터 안에 수많은 쑤저우식의 식당, 상점, 숙소, 극장의 건설을 인가하고, 모든 곳에 잘 차려있는 내시들을 근무하게 했다. 이처럼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쑤저우를 ‘소유’하고픈 황제의 욕망은 이처럼 쑤저우의 축소판 자연정원을 통해 베이징에 재현되었다.
쑤저우는 경관으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요리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소설 속에는 무수한 쑤저우 요리가 등장한다. 『미식가』에서는 바로 쑤저우의 미식을 두고 전개된다. 이 소설은 두 주인공 가오샤오팅高小庭과 주쯔예朱自冶의 미식에 대한 견해를 바탕으로 갈등이 벌어진다. 한 사람은 국영식당의 사장이고 한 사람은 미식가다. 이 소설에서는 이 두 사람의 운명과 삶의 역정을 형상화하여 ‘신중국’ 각 시기의 사회, 정치적 사건, 예를 들면 50년대 반우파운동 등을 연결하였다.
주쯔예는 주택 자본가이긴 하지만 노동자를 착취하여 부를 축적한 자본가가 아니라서 반동이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론 ‘미식가’를 허용치 않았다. 사치가 용납되지 않았으며 이를 대신한 것이 대중화라는 새로운 생활방식이었다.
결혼한 적은 있지만 처자식이 없이 쑤저우에서 홀로 살고 있는 주쯔예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주훙싱에 터우탕미엔을 먹으러 간다. 먹고 난 뒤엔 찻집에 가서 식객들과 전날의 미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은 어디 가서 무얼 먹을 것인지 의논한다. 점심을 먹은 후엔 곧바로 목욕탕으로 직행한다. 목욕탕에 가는 이유는 목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몸을 불려 안마를 받고 풍성하게 먹었던 음식을 소화시키며 잠시 눈을 붙이기 위해서다. 깨어난 뒤에는 술집에 가서 만찬을 든다. 특이하게도 만찬 자리에서는 주로 술을 마시는데 안줏거리는 작중 인물 ‘내’가 각처의 노점에서 구입해 조달해준다. ‘나’는 집안이 가난해 주쯔예 집에서 방세도 내지 않고 기숙했다. ‘내’가 그에게 안줏거리를 장만해주면 그는 언제나 거스름돈을 팁으로 주고, ‘나’는 그 돈으로 할머니께 고기를 사다드린다. 이처럼 굴욕적인 생활을 견디지 못한 ‘나’는 결국 정든 고향 쑤저우를 떠나 해방구로 가서 혁명에 투신한다.
해방 후 ‘나’는 쑤저우로 파견되어 유명한 식당의 사장을 맡으면서 식당의 개혁을 주도한다. 고급 요리를 없애버리고 돈 몇 푼만 내면 인민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쉽게 먹을 수 있는 대중요리와 탕을 내놓는다. 이러한 결정은 요리사와 종업원의 반대에 봉착하게 된다. 심지어 쑤저우 요리의 명성을 듣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 때문에 주쯔예는 매일 같이 우거지상을 쓰며 억지로 대중요리를 먹어야했고, 그나마 충분히 먹지도 못해 ‘나’를 비난한다.
이때 주쯔예는 조리 기술이 뛰어난 쿵비샤를 우연히 알게 된다. 그녀는 원래 정객이자 교수였던 사람의 첩이었는데, 남편이 홍콩으로 몰래 도주하는 바람에 그녀와 어린 딸만 쑤저우에 남게 되었다. 두 사람은 돈과 요리의 결합으로 인해 의기투합하여 마침내 동거하게 된다. 이때부터 주쯔예는 이전보다 더 잘 먹게 되었고 ‘나’는 이를 보고도 어찌할 수 없었다.
‘나’의 개혁 정책은 식당의 명성을 잃게 만들었다. 반우파투쟁 때는 ‘내’가 식당의 명성과 직원의 피땀으로 개인의 이익을 추구했다고 비판당했다. ‘내’가 아무리 해명해도 먹히지 않았고 도리어 우파로 규정되게 된다.
암흑 시기에 주쯔예 일가도 굶주리게 된다. 이 때문에 부부 싸움이 일고 심지어는 밥솥을 달리하여 밥을 짓기도 한다. 우연한 기회에 나와 주쯔예는 같이 호박을 따러 갔다가 일부를 그에게 주었는데, 주즈예는 호박으로 난과중이란 요리를 만들 수 있겠다고 공언한다. 암흑 시기가 지나고 나서 돈을 벌기 위해 식당에서 고급 요리를 다시 팔기 시작하자, 주쯔예는 식당에 나타나 그 자리에서 음식을 먹지 않고 집에 싸가서 다시 조리해 먹는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나’는 주자파가 되고 주쯔예는 흡혈귀가 되었다. 두 사람은 죄명을 쓴 목판을 가슴에 건 채 거민위원회 문 앞에 서서 사죄한다. ‘나’는 그에게 여전히 반감을 가졌기에 되도록 그와 멀리 떨어져서 내가 그와 같은 부류가 아님을 표시했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조반파造反派들은 손님들이 식사하기 전에 전부 일어서게 하여 마오쩌둥 어록을 따라 읽게 했으며, 심지어 손님들은 자신이 요리와 탕을 가져다 먹고, 다 먹은 뒤에도 직접 설거지를 해야 했다.
나의 가족들은 9년 동안이나 농촌에서 노동해야 했다. 재난이 지나가자 쑤저우로 돌아온 나는 다시 식당에서 근무하게 된다. 나는 식사의 의미를 이해하고 새로운 결심을 한다. 먼저 콰이찬 부를 증설하고 회의장 같은 식당을 개조하여 크고 작은 방으로 만들고 볶음 요리 부서를 두었다. 그러나 전통 요리를 복원하고 질을 높이자니 인재가 부족했다. 나는 이미 퇴직한 요리사 양중바오를 초빙하여 그 기술을 한 차례 전수시켰지만 그는 곧 병들어 눕게 되었다.
어찌할 수 없이 나는 초빙 광고를 냈다. 그런데 뜻밖에도 주쯔예가 나타난 것이다. 주쯔예는 반평생 미식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삼년 재난 시기에도 요리책을 한 권 썼다. 그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모든 것을 실토하고 자백했지만 이 요리책만은 숨겨두었던 것이다. 그의 강의는 처음엔 인기를 끌었지만 나중엔 주제를 벗어났기 때문에 세 번의 강의 끝에 중지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바오쿤녠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쯔예의 강의를 녹음하는 등 진귀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그가 열심히 나선 결과 요리학회가 설립되면서 주쯔예의 인기도 날로 높아져 도처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요리학회의 창립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주쯔예는 각계의 인사를 초빙하여 잔치를 벌였다. 나도 물론 참가한다. 연회석은 물가에 위치한 서재에 마련되었는데, 주쯔예는 요리 먹는 방법을 손님들에게 알려주고, 쿵비샤는 요리를 하고 선녀와 같은 딸은 요리를 끊임없이 내온다. 여기에 참석한 손님들은 주위 환경, 식기 세트, 요리의 색, 향, 모양, 맛, 요리 기술에 대해 찬탄을 멈출 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외손자가 딱딱한 사탕을 먹지 않고 부드러운 초콜릿을 먹으려 하자, 갑자기 발작하여 또 다른 미식가가 탄생하겠구나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아이가 먹던 초콜릿을 재빨리 빼앗고 사탕을 손자 입에다 넣어준다. 손자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식구들은 모두 내가 미쳤다고 수군거린다.
위에서 개략적으로 살펴본 것처럼 이 소설에서는 주쯔예의 미식의 역사를 세 단계로 나눠 묘사했다. 즉 해방 전, 해방 후, 그리고 신시기에 따라 그의 미식 형태가 변모한다. 아울러 그의 미식 행태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변화 발전한다. 이 소설을 통해 미식에 대한 욕망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어 무척 흥미롭다.
중국 여행의 묘미는 하루 일정을 모두 끝내고 맛보는 중국 요리 체험이다. 이 소설이 쑤저우에 갈 기회가 있는 사람들에게 쑤저우 미식 체험의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아울러 앞으로 더 많은 미식 관련 문학 작품이 소개되어 간접적으로나마 우리의 입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길 염원한다.


목차


음식 이야기
나와의 관계
유쾌한 오해
전투가 시작되다
위기에서 평온으로
인간의 미각
호박 및 기타
길은 달라도
괄목상대
경험을 전수하는 손님
타고난 먹을 복
초콜릿

미주
옮긴이의 말 쑤저우 미식의 향연과 미식 욕망의 변천
지은이 소개
옮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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