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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판타지

더블 판타지

  • 무라야마유카
  • |
  • 동화출판사
  • |
  • 2010-12-25 출간
  • |
  • 514페이지
  • |
  • 128 X 188 X 35 mm /754g
  • |
  • ISBN 9788943103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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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09년 중앙공론문예상, 시마세연애문학상, 시바타렌자부로상
일본 3대 문학상 수상작!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와 함께
일본 대표 여류 3인방인 무라야마 유카의
문학적 쾌거!

‘위대한 변신!
이 작품으로 무라야마 유카는 크게 비상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수많은 벽을 뛰어넘어
이 정도로 작품을 완성시킨 작가의
강한 의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_ 와타나베 준이치 (《실낙원》작가)

▶ 지금까지의 성모럴을 뒤집는 한 여성의 파격적 일탈!
그 속에서 마주치는 존재론적 고독과 자아 찾기!

2003년 《별을 담은 배》로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인정받은 무라야마 유카가 그동안 순애보적 사랑 이야기의 틀을 벗어나, 억압의 껍데기를 깨고 파격적 변신에 성공한 ‘<문예춘추> 사상 최고의 파격적 관능 소설’인 《더블 판타지》를 발표했다.
무라야마 유카는 현재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와 함께 일본 문단계를 이끄는 대표 여류 3인방 중 한 명이다. 국내에는 《별을 담은 배》는 물론 스바루문학상 신인상 수상작인 《천사의 알》, 그리고 《천사의 사다리》《모든 구름은 은빛》등이 소개된 바 있다. 일본 내에서 200만 독자의 가슴을 울렸던 《천사의 알》은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2006년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일군의 작품을 통해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한 무라야마 유카의 작가로서의 역량은, 수백만 독자의 뜨거운 사랑과 문단의 호평을 이끌어 내며 그녀의 문학적 입지와 예술적 재능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 허기진 현대인들의 억압과 갈등의 심리를
섬세하고 예리한 필치로 그려낸
금기와 불온의 경계를 넘어서는 파격적 관능 소설!

그런 문단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있는 무라야마 유카가 최신작 《더블 판타지》를 통해 일본 문학사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 역사를 새겼다고 해 화제다. 기존의 작품 성향을 과감히 깨부수고 ‘금기와 불온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격적 관능 소설’로 일찌감치 파장을 예고함은 물론, 그 관능 속에 숨겨진 삶의 비의와 허무와 존재론적 고독이라는 철학적 질문까지 아우르는 문학성으로 인해 발표되자마자 큰 이슈가 되었다.
그것을 방증이라도 하듯 2009년 한 해 동안만 문학상 3개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즉, 《더블 판타지》라는 작품 한 편으로 일본 굴지의 문학상인 중앙공론문예상, 시마세연애문학상, 시바타렌자부로상 등 3개 문학상을 석권한 것이다. 한 작품으로 세 개의 상을 휩쓴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며 이러한 문학적 검증은 더욱더 작품에 대한 공신력과 예술성을 높게 하고 있다.

단순한 일본 문학의 범주를 뛰어넘어 누구나 공감하는 여성 문제의 핵심을 파고드는 예리한 심리 묘사와 남녀 관계의 본질을 되묻는 성찰적 리얼리티, 억압의 기제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존재의 고독 속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꿋꿋이 자기 길을 가야 한다는 ‘자아 찾기’의 일례를 제시한 의미 깊은 작품이라 평가되고 있다.

▶ ‘뇌까지 녹아내릴 것 같은 섹스를
앞으로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을까’

“다른 남자와 했어요?
내가 알고 있는 몸이 아니네요.”

‘남자의 엉덩이는 왜 이렇게 차가운 걸까?’

첫 문장부터 다소 도발적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원서의 카피 문구 또한 파격적이다.

‘뇌까지 녹아내릴 것 같은 섹스를 앞으로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을까.
그걸 위해서라면 누구를 배신하든 누구에게 상처를 주든 상관없다.
그 대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자신이 져야 한다.’

본문 중 여주인공이 독백을 통해 던지는 소설의 핵심 주제이기도 한 문장으로, 여성의 숨겨진 성적 본능과 일탈 심리, 인간의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은 본인 자신이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다는 상징을 담고 있다.

핵심 관점 포인트로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성중심 사회에서 순종적 여성성을 강조하는 동양의 전통에서는, 감히 성적 언급이나 만족도에 대한 표현을 속 시원히 드러낼 수 없는 성 모럴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한 여성이 과감히 일탈을 결심한 후 자신의 숨겨진 욕구는 물론 일방적이고 무신경한 남자들의 이중적이고 이기적인 작태, 보호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구속과 강압과 폭력적이기까지 한 실태를 가감 없이 묘사하는 부분이다.

여주인공의 남편은 겉으로 보기에는 유능하고 젠틀한,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남편감으로 비쳐지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허위의식과 가식, 집착과 권위주의에 둘러싸여, 여성을 자신의 전유물처럼 쥐고 흔들며 부인의 인생과 작품 세계까지 직접 관여해 매니지먼트하려는 독선적 인물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조언으로 인해 나츠의 드라마가 모두 성공한 것이며, 따라서 반 이상은 본인이 쓴 것이나 다름없다는 착각까지 천연덕스럽게 연출한다.
또, 나츠를 일탈의 세계로 이끈 장본인이자 항상 세간을 이목을 주목시키는 떠들썩한 전횡으로 유명한 천재적 연출가이자 스승인 시자와 선생은, 유부녀를 꼬드겨 실컷 환락을 즐긴 후 언제 그랬냐는 듯, 어리광 부리지 말라며 헌신짝 팽개치듯 나츠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며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또 다른 여자를 찾아 연극계를 휘젓고 다닌다.

이렇듯, 이 작품을 면밀히 읽다 보면 한 가지 현상이나 대상을 보고도 남성과 여성은 철저히 각자의 입장과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사유를 한다는 딜레마와 교훈을 얻게 된다. 그것이 무라야마 유카가 말하고자 했던 ‘더블 판타지’의 메타포라 할 수 있겠다.

▶ 자유에 대한 갈망과 외로움, 연애……
그 순환의 끝은 어디일까!
“어떻게 알았지? 이런 식으로 다뤄 주는 걸 좋아하는 여자라는 것을.”

한창 상종가를 올리고 있는 인기 드라마 작가 나츠!
우유부단한 성격과 ‘착한 여자 콤플렉스’, 어머니의 억압적 가정교육, 남편의 강압과 집착에서 벗어나 관능의 숲을 향해 떠나는 자아 찾기 여행!

35세의 여류 드라마 작가 나츠와 여섯 남자의 연애 이야기

나츠는 농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일을 간섭하고(거들고) 있는 남편에 대해 불만은 있지만 별다른 저항은 못한다. 그녀는 그 이유를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찾고 있다.

당대 최고의 괴팍한 천재적 연출가이자 존경하던 스승으로부터 고리타분함을 깨고 ‘관능을 파헤치는’ 파격적 작품을 쓰라는 권유를 받고 집을 뛰쳐나온다. 바깥 세상에 나와서야 비로소 알게 된 그 남자의 거짓과 남편의 지배욕, 그리고 억압당했던 자신의 강한 성욕…….
그것은 자신의 현재 생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여자로서 이대로 끝나고 싶지 않다는 갈망은 결국 억압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다. 그 뒤로 출장 호스트와 편집자, 승려, 배우 등 여러 남자와 육체적 관계를 갖는다.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다. 여자로서 살아가는 동안에 몸도 마음도 완전히 불태울 수 있는 남자를 얼마나 더 만날 수 있을까.
주인공은 남성 편력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 희열과 자유를 갈구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외로움이 따른다.
그러나 평온한 일상을 벗어난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자신을 지배해 왔던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것이자 스스로를 옭아매었던 성적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나츠는 여러 남자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성적 억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남편이나 시청자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희곡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오랫동안 숙원해 왔다. 예술성과 작품성, 대중성을 아우르는 관능 소설의 극치를! 일본의 주목받는 3대 여류 작가 무라야마 유카는 여성의 성적 본능과 욕망의 본질을 한 여성의 섹스 라이프를 통해 여실하게 그려냄으로써 관능의 세계와 자유에 대한 갈망, 삶의 트라우마를 파고들어가는 일탈이 빚어내는 공허, 인간은 영원히 무언가를 갈망하고 추구한다는 단독자적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씩씩하게 자기 길을 독립적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중년 여성의 자아 찾기’ 에 대해 이야기한다.

▶ 서로 바라보는 것은 환상, 서로 뒤엉키는 것은 쾌락!_ 더블 판타지
소설의 제목에서 우리는 낯섦과 친근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왜 소설의 제목은《더블 판타지》인가. 소설의 제목은 남녀의 성적 관계를 다루는 소설에서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1980년대 발표한 앨범 타이틀이자 이 소설의 제목인 《더블 판타지》는 아무리 서로 사랑해도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징은 소설 속 주인공들의 관계를 한층 더 내밀하게 표현해 낸다.
‘아아, 어째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똑같은 타이밍으로 마주 보지 못하는 걸까. 예전에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함께 발표했다는 앨범을 들은 적이 있다. 기묘한 앨범이었다. 당시에는 어이가 없어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간다. ‘아무리 서로 사랑해도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는 진실을 그렇게 뚜렷하게 부각시킨 앨범은 없었던 것 같다.’
_ 본문 중

▶ 줄거리

어머니와 가족, 사회에 길들여진 틀에서 벗어나려는 한 여성의 성장 소설!
다카토 나츠는 사이타마현의 한적한 마을에서 남편 다카토 쇼고와 남부러울 것 없이 살고 있다. 삼십대 중반의 그녀는 잘나가는 드라마 작가이고, 남편은 예전엔 잘나가는 드라마 연출가였으나 현재는 은퇴해 그녀의 매니저임을 자처하며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나 남편이 자신의 작품에 지나치게 깊숙이 관여하고, 그녀 스스로 더 나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면서 그들의 평온해 보이는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남편과의 사이에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성적 욕망이었다.
어느 날 연극 티켓을 보내준 것을 계기로 옛 스승 시자와 이치로타와 이메일을 주고받게 되면서 나츠의 평온한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시자와는 그녀를 드라마 작가로 데뷔시켜준 인물이자 그녀가 존경하는 천재적 연출가로서, 인간 내면을 극적으로 잘 이끌어낸다는 평을 받는 괴팍한 연출가다. 그녀는 그에게 메일을 통해, 자신의 최근 작품에 대한 것은 물론 남편과의 관계, 성에 대한 불만족 등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급기야 지배적이고 압도적인,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지만 고통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그와의 섹스를 경험한 이후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그는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남편의 강압적 속박에서 벗어나 ‘관능을 파헤치는 자유로운 작품’을 쓰는 새로운 인생을 살라고 조언한다.
나츠는 시자와의 충고대로 10년 가까이 함께 산 쇼고의 곁을 떠나 혼자 도쿄로 간다. 도쿄는 그녀에게 자신을 마음껏 드러낼 일탈의 공간이자, 유치원 시절부터 동경해온 연극에 대한 그 순수했던 열정을 되살리는 공간이다. 그런 자유로운 공간 속에서 그녀는 여러 남자를 만나면서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마음껏 분출한다.
시자와 이치로타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만남 이후 영화제 일로 갔던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대학 동아리 선배 이와이 요스케에게서 육체와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그러나 육체적 탐닉이 깊어질수록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아내와 아이가 있는 그에게서 한 발자국 물러서려 한다. 그때 시자와 이치로타 밑에서 일하는 단역 배우 오바야시 가즈야가 나타난다. 그녀보다 일곱 살 어린, 시자와 이치로타와 비슷한 성향의 거친 남성적 매력을 풍기는 남자가 집요하게 접근해온 것이다. 그로 인해 그녀의 삶은 더욱 복잡해진다.
사이타마에서의 평온한 일상을 벗어난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자신을 지배해 왔던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것이자 스스로를 옭아매었던 성적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나츠는 여러 남자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성적 억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남편이나 시청자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희곡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 ‘시마세 연애문학상’수상 소감

수상 소감
‘<주간문춘> 연재 당시부터 소설의 내용을 실제로 얼마나 체험한 것이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그때마다 시시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체험을 쓴 작품은 소설이라고 할 수 없다. 작자는 항상 체험을 소설로 승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궁리한다. 거기에 필요한 것은 체험을 통한 실감과 깨달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발견한 진실일 것이다. 이번에 이런 영광스러운 상을 받은 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발견한 진실과 체험을 소설로 승화시켜, 보편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인생 자체에 과감히 돌진할 것이다. 그런 저에게 용기를 주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심사평 - 와타나베 준이치(《실락원》작가)
위대한 변신. 이 작품으로 무라야마 유카 씨는 크게 비상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잔재주를 부리며 머리만으로 글을 쓰는 작가가 많은데, 이 작품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거기에서 얻은 실감을 소중히 키우고 승화시켜 완성한 것이다. 그렇게 완성하기까지는 여러 방면, 특히 사적인 면에서 힘든 일이 많았을 것이다. 일찍이 수많은 여류 작가들이 그 벽에 부딪쳐 고민하다가 좌절하곤 했다. 하지만 이 작가는 그 벽에 과감히 도전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도의 작품을 완성시킨 작가의 강한 의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물론 이 작품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굳이 말한다면 라스트 부분을 조금 더 부풀리고, 성에 대한 사색적 실감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그 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어쨌든 이 작가의 과감한 변모와 성장에 큰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 역자의 말 중에서

절정을 향한 화려한 탈피

‘여자로서 이대로 끝나고 싶지 않다’는 중년 여성의 초조함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러 남성을 전전하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외로울 수밖에 없는 환상의 세계. 그런 의미에서는 중년 여성의 성장 소설이라 할 수도 있다.
이십대는 사랑하기 위해 살지만 사십대는 살기 위해 사랑한다고 한다. 주인공의 성적 방황도 살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 자유에 대한 갈망과 외로움, 연애. 그 순환의 끝은 어디일까.
작가는 《천사의 알》과 《천사의 사다리》, 그리고 나오키상을 수상한 《별을 담은 배》로 국내에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작가의 기존 작품들은 대개 가족애나 순수한 사랑을 다룬 감성적인 소설이었다. 실제로 이전에는 문장에 ‘젖꼭지’라는 단어조차 쑥스러워서 쓰지 못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랬던 작가가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흔히 탈피로 표현되는 작풍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어쩌면 작가로서의 삶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작품이라 할 수도 있다.

아무튼 이 작품으로 ‘2009년에 중앙공론문예상’과 ‘시마세연애문학상’, 그리고 ‘시바타렌자부로상’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으니 일단은 탈피에 성공한 셈이다. 이제 화려한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또 다른 작품을 기대해 본다.
_ 김성기

책속으로 추가

“거봐요, 사모님.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니까.”
“아, 이러지 말라니까요.”
“자, 자, 괜히 빼는 척할 것 없어.”
빼는 척하는 것 아닌데. 등을 주물러 주는 게 훨씬 기분이 편안한데. 하지만 그의 손이 일단 팬티 안쪽으로 파고들면 더는 거부할 수 없게 된다. 기분이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축축해졌네, 하고 쇼고가 귓전에 속삭이면 그 빈정대는 듯한 말투에 은근히 화가 나면서도 결국은 쾌감에 빠져들고 만다. 그때는 정말 야릇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쇼고는 나츠의 몸을 돌려 천장을 바라보게 했다.
“자, 손으로 해 줄 테니까 얼른 끝내라고. 그러면 한숨 푹 잘 수 있을 거야.”
“그럼 당신은?”
“난 됐어. 난 음란한 어떤 여자하고는 달리 성적 욕구가 별로 없잖아.”
나츠는 한마디 대꾸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천천히 눈을 감고 장딴지가 볼록해질 정도로 쭉 뻗은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쇼고의 손놀림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라기보다 얼른 절정에 도달하고 나서 푹 잠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_ 77쪽

솔직히 지난 몇 년간 자네를 지켜보니, 극작가로서든 한 여자로서든 커다란 갈림길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네. 내가 이러니저러니 참견할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마디 하자면, 자네는 여자로서의 삶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된 거야. 물론 작가로서의 삶도 마찬가지지. 상대가 있어야겠지만, 자네도 ‘성’ 자체에 깊숙이 빠져 보는 건 어떨까. 모든 것을 버리고 성교와 성애에 몰두해, 지금까지 쌓아 온 것들을 스스로 완전히 무너뜨리는 거야. 터무니없는 일을 부추긴다고 생각하겠지만, 창작하는 사람은 이따금 자신의 인생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거든.
이렇게 얘기하면 자네가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평탄한 생활에서는 대단한 작품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군. 물론 별다른 실수나 허점은 없지만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것도 없지. 그건 자네가 본질적인 애증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걸 피하기 때문일 거야. 지금 이대로 간다면 자네가 쓰는 드라마나 연극은 점점 더 움츠러들겠지. 나는 그게 안타까운 거야. 자네는 지금 안정이라는 이불에 둘둘 말린 채 옴짝달싹 못하고 있어.
나츠, 제대로 연애를 해 봐. 정말로 좋아하는 남자와 체액을 섞어 가며 끝까지 가 봐. 그러면 다음에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저절로 보일 거야. 내 표현이 좀 과했는지도 모르겠군. 그래도 자네니까 괴팍한 노인네가 이렇게 마음껏 얘기하는 거야. 앞으로 자네가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는 자네 편이니까. 어려워하지 말고 뭐든 기탄없이 얘기해. 괜찮아, 자넨 잘될 거야. 그런 운수를 타고났거든. _이치로타
_ 89쪽

이 점에 대해서는, 이를테면 남편이 농담으로 저에게 음란한 여자라고 하는데(때로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합니다), 그 정도의 말은 가볍게 받아넘길 수가 있습니다. 저도 남편에게 쓸모없는 남자라고 한마디 쏘아 주면 그걸로 끝이죠. 남편은 제 음모가 너무 무성하다느니 다리 사이에 커다란 조개가 있다느니 놀리기도 했지만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다른 여자들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스스로 납득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2년쯤 전에 크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어요. 관계를 하던 중에 남편이 갑자기 “당신도 나이가 들었네. 예전보다 많이 헐거워진 것 같아”라고 말하더군요. (아, 이렇게 쓰면서도 굉장히 창피하네요. 이 글을 읽는 선생님께선 더 황당해하시겠죠. 죄송해요.) 정말 그때는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지더군요. 저는 남편을 침대 밑으로 거칠게 밀어 내고는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그제야 남편도 깜짝 놀란 눈치더군요. 하지만 남편은 평소에 자기가 잘못했더라도 좀처럼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때도 “별일 아닌 걸 갖고 왜 그래?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런 거야. 자연스러운 거라니까”라고 위로해 주고는 끝이더군요.
_ 92쪽

마왕이…….
몸을 덮친 사내를 실눈으로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나츠는 절정에 도달할 것 같았다.
마왕이 내 몸에 올라타 있다.
시자와는 줄곧 지배적이고 압도적이었다. 난폭하지만 않았지만 강제적이었다.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지만 고통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시자와가 마디 굵은 손으로 붙잡고 침대로 거칠게 끌고 가자, 나츠는 도살되기 직전의 산 제물이 된 기분이었다. 자기 몸에 올라탄 사내가 시자와 이치로타라는 사실만으로도 흥분을 멈출 수 없었다. 그의 몸놀림에 어느새 이성 따위는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일반 호텔 방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을 곤란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도저히 신음소리를 낮출 수가 없었다.
마왕의 손톱이 유방을 파고들었다. 사악한 생식기가 배속을 휘저었다. 오컬트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그의 외모 때문인 것 같았다. 약간 모로 쳐다보는 듯한 눈빛은 날카롭고 얇은 입술에 띤 미소는 차가웠다. 어깨와 가슴에는 젊은 시절에 육체노동으로 단련된 근육의 흔적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모든 여자에게 그렇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일정한 부류의 여자들에게는 강렬한 성적 매력으로 비칠 것이다.
_ 109쪽

이제야 네가 쓰는 드라마나 연극이 이따금 지나칠 정도로 가볍게 처리되는 이유를 알 것 같군. 바로 그게 원흉이었어. 시청자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민감하게 감지하고 있거든. 남편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네 작품도 불순물이 없는 한층 더 높은 차원에 다다랐겠지.
자신의 작품에 타인의 의도가 더해지다니 나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상상만 해도 욕지기가 날 것 같아. 너도 이제 잘라야 할 건 과감하게 잘라 버려야 해. 창작은 혼자 하는 거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이 멍청아. _이치로타
_ 113쪽

자신이 남편을 배신한 것만은 분명했다. 그것을 자각할 정도의 수치심은 있었다. 하지만, 일종의 자기 합리화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행동은 흔히 말하는 불륜이나 바람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시자와와 육체적 관계를 맺었는데도 아직까지 생생하게 와 닿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오히려 십대 때의 연애가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 같았다. 유부녀의 연애는 왜 이렇게 투명하고 기쁘며 쑥스러운 것일까.
그날 시자와와 이야기하고 자고 섹스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남편과 섹스할 때는 삽입만 해도 아팠는데, 시자와와는 처음부터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_ 129쪽

“그거야 당연한 거잖아. 그건 남편의 말이 맞아. 변한 건 자기야. 그런데 창작하는 사람이 계속 변하는 건 당연하잖아.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어쩌라는 거야? 그걸 탓하다니. 그건 어린아이에게 ‘네가 이유식이 맛없다고 하는 건 이빨이 자랐기 때문이야’라고 화내는 것과 마찬가지야. 나 참, 기가 막혀서. 더 이상 동정할 여지가 없네.”
교코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츠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를 야비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입으로는 남편을 감싸는 척하면서 누군가가 남편을 깎아내리면 왠지 가슴이 후련해졌다.
“다시 한 번 묻겠는데, 만약 남편이 더 이상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거나 자기를 좀 더 자유롭게 해 주겠다고 하더라도 계속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거지? 남편과 다시 새롭게 시작할 마음은 없는 거지?”
_ 187쪽

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두렵다. 그렇게 마음을 달래고 가라앉히며 점차 원만한 존재로 변해 가는 게 두렵다.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려면 자기 자신을 가혹할 정도로 압박해야 한다. 그런데 창작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스트레스까지 전부 가라앉혀 버리면 곤란한 것 아닌가.
시골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생각한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는 마음의 평안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몸속에 소용돌이치며 날뛰고 있는 불온한 것이야말로 진짜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날뛰고 싶다. 더 시달리고 싶다. 이 소용돌이를 가라앉히고 싶지 않다. 평탄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 혹시 지금까지 달래고 어루만졌던 것들 속에 창작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숨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초조감이 밀려들었다.
안 되겠어. 이대로 지내다간 정말 글을 못 쓰게 될지도 몰라.
_ 202쪽

자기 일을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프리랜서의 묘미이자 두려움이었다.
‘이제 슬슬 자유로워져야지. 그럼 절실히 깨닫게 될 거야. 그동안 일정 부분을 책임진 남편 덕분에 얼마나 편하게 지냈는지를 말이야.’
나츠는 오래전에 시자와가 메일로 들려준 그 말을 요즘 자주 떠올렸다. 물론 쇼고가 방파제가 되어 주고 때로는 악역을 맡아 준 덕분에 자신은 안전한 보금자리에서 편히 지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상생활의 자질구레한 일도, 인간관계의 불화도 모두 남편이 떠맡아 주었기에 집필에 전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_ 378쪽

인생이 한 번뿐인 것만은 분명하다. 스스로 자신의 뒤치다꺼리를 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을 위한 외로움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자신은 이제 그럼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_ 403쪽

나츠는 인파를 피해 강둑 가장자리로 비켜섰다. 당혹스러운 얼굴로 저 멀리 시선을 보내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강 건너 마을에 불빛이 한없이 펼쳐져 있었다. 아련한 오렌지색 등불이 대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마치 멀리서 쏘아 올리는 불꽃같았다. 멀게 느껴지지만 꺼지지 않는 불꽃.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런 등불이 아니었다.
아아, 왜 이렇게 외롭지? 자유롭다는 게 이렇게 외로운 거였나?
_ 509쪽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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