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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2

  • 마르셀 프루스트, 김희영 옮김
  • |
  • 민음사
  • |
  • 2022-11-18 출간
  • |
  • 312페이지
  • |
  • /132X217mm
  • |
  • ISBN 978893748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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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타임스》, 《르 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프루스트 이후 모든 현대 소설의 출발점

7편 「되찾은 시간」 출간

 

국내 최초 ‘프루스트 전공자’의 완역본

새로운 프랑스 갈리마르판 번역, 풍부한 각주,

한국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정본으로 남을 작품

 

“20세기 소설의 혁명”,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이라고 일컬어지는 걸작!

기존 소설의 틀을 벗어던지고,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독특한 서술 방식을 통해

집요할 정도로 정밀하게 인간 내면과 시대상을 섬세하게 담아낸 기념비적 작품.

현대 문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20세기 최고의 대하소설!

 

■ 13년간(1909~1922) ‘잃시찾’을 써 나간 마르셀 프루스트,

10년간(2012~2022) ‘잃시찾’을 번역해 온 불문학자 김희영의 결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지막 7편 「되찾은 시간」으로 드디어 완간!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총 13권(원서로는 7편)으로 민음사에서 완간되었다. 1편 「스완네 집 쪽으로」,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3편 「게르망트 쪽」, 4편 「소돔과 고모라」, 5편 「갇힌 여인」, 6편 「사라진 알베르틴」에 이어 10년 만에 완간의 결실은 맺는 마지막 편은 7편 「되찾은 시간」(민음사판으로는 12, 13권)이다. 1909년부터 1922년 11월 18일까지 13년간 ‘잃시찾’을 써 나간 마르셀 프루스트, 그리고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잃시찾’을 번역한 불문학자 김희영. 마지막 7편 「되찾은 시간」이 출판됨으로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완간을 맞이했으며, 이는 세기를 교차하는 문학사의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1909년부터 1922년 11월 18일 죽는 날까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작가의 내적 고향은 동일하며 따라서 작가는 엄밀한 의미에서 한 권의 책밖에 쓰지 못한다고 외치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고 또 썼다. 프루스트가 1909년에 계획했던 책은 ‘마음의 간헐’이라는 제목 아래 ‘잃어버린 시간’과 ‘되찾은 시간’의 이분법적인 구성이었다. 그러나 그가 출판사 찾기에 실패하면서 1913년 신생 출판사인 그라세 출판사가 자비 출판을 조건으로 예고한 작품은 처음의 두 권에서 세 권으로 늘어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제목 아래 「스완네 집 쪽으로」, 「게르망트 쪽」, 「되찾은 시간」의 세 권이었으며, 이것이 1차 세계 대전의 발발로 수많은 교정 작업 덕분에 일곱 권으로 늘어난다. 그러므로 「되찾은 시간」의 여정은, 일찍부터 문학적인 소명을 꿈꾸어 온 한 문학청년이 무엇을 쓸 것인가와 어떻게 쓸 것인가에 관한 답을 발견하고, 드디어는 작가의 꿈을 실현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되찾은 시간」은 질베르트의 초대를 받아 화자가 콩브레 근방 탕송빌성에 체류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과거 콩브레를 산책하며 품은 꿈이 하나씩 무너지는 걸 보면서, 공쿠르의 미발표 일기를 읽으면서, 마르셀은 자신이 오랜 세월 꿈꾼 문학이 이런 것이라면 차라리 재능의 부족으로 글을 쓸 수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며 삶과 문학에 대한 깊은 회의와 우울증에 빠진다. 이어 긴 투병 생활이 이어지고 파리를 떠나 두 번의 요양원 생활을 한다. 그러다 1914년과 1916년 파리에서의 짧은 체류 중 1차 세계 대전의 참상을 목격하고, 비행기 공습으로 컴컴한 파리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쥐피앵이 운영하는 수상쩍은 호텔에서 기이한 손님들과 사슬에 묶여 채찍질당하는 샤를뤼스를 목격한다.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옛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게르망트 대공 저택에서 열리는 오후 모임에 참석하려 저택에 들어가는 순간 포석을 밟으면서, 또 연이어 게르망트 대공의 서재에서 어린 시절 종탑을 보며, 화자는 문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일련의 비의지적 기억을 체험한다. 그리하여 “문학 작품의 모든 소재는 내 지나간 삶”이라는 인식에 도달하고 ‘가면무도회’에 들어가는 순간,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나, 드디어 피로와 승화의 절정에서 긴 여정을 마감한다.

 

■ 프루스트 문학은 심리적 파장과 내면의 인상까지 담은 총체적 리얼리즘

지옥으로 하강한, 실패한 귀족 샤를뤼스 이후 새로이 열리는 20세기

 

「되찾은 시간」 전반부에서 화자는 공쿠르의 미발표 일기를 읽으며 실망을 금치 못하는데, 이 글은 공쿠르가 실제로 쓴 일기가 아니라 프루스트가 공쿠르의 문체를 모방해서 쓴 허구적 패스티시다. 프루스트는 왜 공쿠르를 자신의 문학적 성찰의 대상으로 삼았을까. 프루스트는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하고 묘사하는 기록 문학은 이미 드러난 진리만 반복하는 상투적이고 전형적인 문학이라고 비판한다. 현실을 넘어서서 존재 깊숙이 매몰되어 있는 내적 현실까지 포착하려는 프루스트의 시도는 공쿠르나 졸라의 리얼리즘 문학과는 다르다. 프루스트의 문학은 단순한 현실의 묘사를 넘어서서 우리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파장이나 내면의 인상까지 담으려고 한 총체적인 리얼리즘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술 작품을 물신화하는 공쿠르의 성향은 프루스트가 보기에 일시적인 미학적 기쁨에만 몰두하는 실패한 예술에 해당한다. 프루스트는 도스토옙스키와 플로베르에 주목하며, 단순한 문체론적 모방을 넘어 작가의 내적 고향을 탐색할 수 있는 패스티시 작업은 자기 정화, 자체 창조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프루스트에게 러스킨의 번역이나 발자크와 플로베르 또는 공쿠르, 나아가 미술이나 음악, 건축 등 예술 전반에 대한 성찰은 작품의 주요한 주제가 되며, 이런 주제에 대한 끊임없는 모색과 추적을 통해 자신의 글을 창조한다.

 

「되찾은 시간」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인물은 샤를뤼스다. 모두가 비행기 공습으로 공포에 떠는 가운데 화자는 어느 날 우연히 쥐피앵이 운영하는 유곽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사슬에 묶인 채 채찍질당하는 샤를뤼스의 모습을 목격한다. 또 샤를뤼스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젊은 남성의 모습에서 (샤를뤼스가 연모하는) 모렐의 이미지를 본다. 샤를뤼스란 인물은 남성성과 여성성, 물질과 정신을 결합한 존재로, 지옥으로 하강한 인물, 추락한 늙은 귀족의 이미지를 대변한다. 샤를뤼스와 더불어 19세기의 모든 가치와 전통은 종말을 고하고, 그와 더불어 새로운 20세기가 시작된다. 화자에게 스완과 샤를뤼스는 예술의 딜레탕트인 실패한 예술가의 전형이며, 샤를뤼스는 모렐이란 바이올리니스트를, 스완은 오데트란 화류계 여인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삶을 위해 예술을 포기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화자는 샤를뤼스와의 만남을 통해 문과 달의 이미지와 마주한다. ‘문’과 ‘달’의 이미지는 「되찾은 시간」의 전반부를 지배하는 이미지로, 지옥의 어둠 속으로 하강한 후에야 새로운 빛에 이를 수 있다는 듯, 이들의 실패한 삶을 마주한 이후 비로소 화자는 새로운 삶, 새로운 진리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따금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를 구원하는 신호가 온다. 모든 문을 두들기지만 그 문은 어느 것에도 이르지 않고, 그렇지만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문, 100년 동안 헛되이 찾았을지도 모르는 문에 알지도 못한 채 부딪치게 되고, 그리하여 문이 열린다.(13권 24쪽)

 

■ 비의지적 기억과 인상의 진리, 가면무도회와 몸의 글쓰기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오직 문학, 예술

 

요양원 생활 이후 오랜만에 사교계에 발을 들이는 화자는 게르망트 대공 부인이 개최하는 오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저택에 들어서는 순간, 고르지 않은 포석을 밟으며 예전에 마들렌을 먹을 때와 똑같은 기쁨을 맛본다. 또 발베크 근교의 나무들과 마르탱빌 종탑의 풍경, 뱅퇴유 음악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음을 본다. 「되찾은 시간」에서 화자는 고르지 않은 포석과 스푼 소리와 뻣뻣한 냅킨을 통해 마들렌을 맛보았을 때처럼 어떤 초시간적 실재를 경험하지만, 나무들의 풍경이나 마르탱빌 종탑은 꿈이나 상상력에 호소하는 자연의 모호한 인상을 가리키고, 뱅퇴유 음악은 미학적 인상이라는 점에서 순수한 의미에서의 비의지적 기억과는 구별된다. 프루스트는 이 모든 것들을 가리켜 인상(impression)이라고 칭한다. 자연의 인상은 어떤 사유의 이미지를 감추고 있으며 “절반은 대상 속에 싸여 있고, 다른 절반이 우리 마음속으로 연장되어 우리만이 알아볼” 수 있는 이중적인 존재(13권 63쪽)이므로, 이런 대상 속에 감추어진 인상을 예술가는 펼치고 설명하고 번역해야 한다. 작가는 창조하는 자가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인상을 파헤치고 규명하고, 자신의 언어로 옮기는 번역가이다.

 

그렇다면 이런 인상을 어떻게 자신의 언어로 번역할 것인가. 은유를 통해서이다. 은유는 외관의 미학이 아닌 깊이의 미학을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루스트의 은유는 두 요소의 현존이 아닌, 하나가 다른 하나를 파기하고 대체하는 ‘부재 속의 은유’이다. 그것은 본질이 가진 동일성이나 유사성보다는 차이를 겨냥하며, 이 차이가 무한한 의미를 생산하고 텍스트를 다른 것으로 향하게 한다. 프루스트에게 은유는 단순한 기법상의 문제가 아닌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며, 모든 것이 획일적인 세계에서 예술만이 이런 진정한 차이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실체라면, 그것은 은유가 겨냥하는 공통된 본질보다는 차이가, 각각의 개별적인 주체가 보고 이해하는 관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우리는 이런 차이와 다양한 관점을 통해서만 타자가 보는 세계 속으로, 무한 속에 굴러가는 타자의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되찾은 시간」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이다. 그것은 대문자 ‘시간(Temps)’으로 쓰는 고유 명사이며, 작품의 첫 번째 단어인 ‘오랜 시간(Longtemps)’과 작품의 맨 마지막 단어인 ‘시간 속에서(dans le Temps)’를 통해 반복되어 나타나며 작품의 순환적 성격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이런 시간의 주제 위에 축조되었음을 말해 준다. 프루스트가 「되찾은 시간」의 끝부분에서 종소리나 나무다리를 통해 환기하는 것은, 우리의 자아를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주체로 정의하게 하는 것은 어떤 사상이나 정신이 아닌, 바로 우리의 몸이며, 이 ‘환원할 수 없는 절대적인 차이’인 몸에 의해서만 문학 작품은 그 생명력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세계와의 관계를 설정하고 내게 친밀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이성이 아닌 바로 몸이며, 몸은 기억의 시동 장치가 된다. 몸의 위치에 따라 화자는 자신이 살았던 방들을, 사람들을 기억하고 거기서 느꼈던 기쁨과 아픔을 상기한다. 물론 몸은 가면무도회의 장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속적으로 시간의 파괴적인 힘에 의해 훼손되고 파편화되고 사라질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화자가 몸을 존재의 중심으로, 글쓰기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것은 어떤 고정된 진리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이 시간에 따라 흔들거리는 세계에서, 다만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여러 다양하고 모순되는 감각이나 감정들, 즉 공포나 쾌락, 욕망, 기대 등이 우리의 진실이며, 그리고 이 진실은 시간이나 공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의 표명이다. 그러므로 작품의 첫머리와 마지막 장에서의 ‘오랜 시간’과 ‘시간 속에서’란 말의 반복으로 드러나는 시간은 바로 이런 몸의 글쓰기에 다름 아니며, 「되찾은 시간」에서의 종소리는 이런 책의 기억을, 글쓰기의 진실을 소환하고 있다.

 

이처럼 프루스트는 이성의 판단에 따르는 로고스의 세계가 아닌 니체의 뒤를 이어 파토스(pathos) 또는 몸을 특권화하고 있으며, 비록 그것이 사물의 안정된 본질과는 거리가 먼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세계를 구현한다 할지라도,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몸이 느끼는 미세한 감각이나 내밀한 몸짓을 통해, 우리의 감동하는 몸을 연루시키는 글쓰기와 글 읽기를 통해, 타자에 대한 끝없는 물음과 성찰을 통해 불가능한 합일의 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삶과 유리되지 않은 문학, 삶의 글쓰기로서의 문학으로 나가려는 프루스트의 오랜 꿈을 투영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의해 열린 이러한 꿈은 무한한 존재와 끝없는 글쓰기,

또는 새로운 삶에 대한 욕망의 표현으로 우리 곁에 오래 남을 것이다.”(「작품 해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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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관하여

 

프루스트를 읽을 수 있는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 그리고 최선의 선택!

프루스트 전공자의 완역본, 갈리마르 플레이아드 판본 번역, 풍부한 주석 작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두 7편에 이르는 연작 소설로서, 그 분량을 합하면 수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이다. 2013년 첫 책인 1편 「스완네 집 쪽으로」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출간 100주년을 맞아 펴낸 이래, 민음사에서는 10년 만인 2022년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편 완역을 성취했다. 국내 최초의 ‘프루스트 전공자’인 김희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프루스트 전공자로서 사명감과 용기를 가”지고 번역에 모든 정열과 노력을 쏟아부은, 필생의 역작이다. 1985년 국내 처음으로 번역된 판본(1954년 판)과는 달리, 1987년 출간된 프랑스 플레이아드 전집 판본을 새로운 저본으로 삼아,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프루스트 연구자들의 주석 작업 그리고 영미권, 중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의 판본들을 비교, 참고해서 진행하는 이번 번역서는 그야말로 프루스트의 ‘정본’이라고 할 만하다. 옮긴이 김희영 교수는 이번 번역 작업을 통해 “길고 난해한” 프루스트의 문장을 “최대한 존중”하여 “텍스트의 미세한 떨림”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으며, “독자의 이해와 작품의 올바른 수용을 위해 최대한 많은 주석 작업을 하여 문화적, 예술적 차이를 극복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이자 문학적 사건!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 소설을 읽었다 말할 수 없다

 

프루스트 이전 소설들의 종착지이자, 프루스트 이후 소설들의 출발점이 될 만큼 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타임스》, 《르 몽드》 등 세계 유력 일간지에서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꼽히며, 엘리엇, 모루아, 발레리, 베케트, 보부아르 같은 거장들뿐만 아니라 들뢰즈, 리비에르, 벤야민 등의 비평가,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소설이다. 17∼18세기 소설들이 인간 내면보다는 인간이 자리한 사회의 모습과 대자연의 광대한 힘을 담아내려고 했다면, 프루스트는 오로지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이 구현하는 ‘의식의 흐름’ 자체에 생각과 펜을 맡긴 채 유례없이 장엄한 대작을 완성해 냈다.

코르크로 문틈을 막은 방에 스스로 유폐되어, 천식과 맞서 싸우며 14년에 걸쳐 쓴 이 작품은 모두 7편, 수천 쪽에 달하는 원고로 이뤄진 “20세기 최대의 문학적 사건”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나’라는 화자의 성장과 세심한 시선, 집요한 기억에 따라 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극한의 사유를 오롯이 담아낸다. 그 속에 유년기의 추억, 사랑과 정념, 질투와 욕망, 상실과 죽음, 예술, 사회, 문화, 정치, 역사 등 그야말로 ‘인간 삶’의 총체적인 모습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진정으로 가장 큰 체험”(버지니아 울프)을 하게 해 준다.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체험하는 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라는 프루스트의 말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가 ‘소설’을 통해 얻고 바라고 체험하고 희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따라서 그 누구도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는 소설을 읽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유년, 사랑, 정념, 예술 그리고 죽음까지

19세기를 관통해 20세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르는 인간 삶의 총체적 서술

 

프루스트는 오랜 시간에 걸쳐 대가들의 작품을 모작하거나 번역하며 이전 세대 모든 문학과 예술을 책이라는 공간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이런 시도는 그를 ‘현대 소설의 선구자’라는 영예뿐만 아니라 현대 사유의 중심에 자리하게 했다. 독일 문예 비평가 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삶에서의 실제 ‘체험’이 아니라, 그런 체험의 “기억을 짜는 일”이며 프루스트는 낮 동안 짠 실을 밤이면 풀어헤치는 ‘텍스트’라는 개념을 누구보다 가장 잘 이해한 작가였다. 텍스트의 어원인 ‘직물’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프루스트는 “끝없는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텍스트를 짜고 풀고 덧붙이며 한 권의 책 속에 우리 삶을 모두 담으려 했던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담론이다. 어린 ‘나’는 스완의 딸 질베르트를 짝사랑하고, 스완은 화류계 출신 여성 오데트를 욕망한다. 어린 소년의 풋사랑, 환상이라는 옷을 입고 아름답게 채색된 첫사랑, 어머니에 대한 소년의 집착, 질투로 얼룩진 욕망 그리고 금기와 죄의식에 사로잡힌 동성애 등 이 작품은 온갖 사랑의 형태에 따른 아름다운, 혹은 비극적인 서술로 가득하다.

프루스트는 사랑을 ‘그 사람을 소유하려는 고통스럽고도 미친 욕망'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곧 그에 대한 완전한 소유를 의미한다. 그러나 타자를 완전히 소유하기란 이 세계의 법칙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소유에 대한 욕망은 주체를 광기와 혼미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며, 그리하여 사랑의 대상은 쾌락의 대상이 아닌 탐색과 고통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주체를 사로잡는 이 강렬한 질투의 감정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이 감정은 진실에 대한 열정을 되찾게 해 주며 비록 그 열정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관계되는, 부분적으로 왜곡된 것이라 할지라도 마비된 우리 영혼을 일깨워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삶의 진실에 보다 근접하게 해 준다. 프루스트의 소설은 이처럼 사랑 또는 정념에 내재하는 고통에 의해 주체가 그 불가능의 지평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화자는 예술에 대한 성찰을 멈추지 않는다. 스완은 오데트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녀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에 나오는 여인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랑에 빠진다. 콩브레 시골 부엌 하녀는 지오토의 「우의상」에 나오는 처녀 ‘자비’와 흡사하다. 그뿐만 아니라 모네와 마네, 터너 그리고 베네치아 유파의 카르파초, 플랑드르의 베르메르 등도 작품 속에 자리한다. 회화와 함께 음악 역시, 셸링과 쇼펜하우어 등 독일 낭만주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뱅퇴유의 등장을 통해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하지만 프루스트의 유려한 문체로 말해지는) 세계를 조망한다.

이처럼 생시몽, 라신, 발자크, 플로베르, 보들레르로 이어지는 문학가들, 지오토, 카르파초, 베르메르, 렘브란트, 휘슬러, 모네, 르누아르 등의 화가들, 그리고 바그너, 드뷔시, 생상스, 프랑크 같은 음악가들…… 나아가 성당과 채색 유리, 종탑, 장식 융단과 보석 세공, 의복, 화장, 사진, 요리, 저잣거리 소음과 장사꾼들의 세속적이 노래에 이르기까지 문화와 예술, 사회 풍속 전반에 걸친 성찰과 섬세한 묘사는 “총체적 예술로서의 문학 이미지”를 구현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사랑을 알게 되고, 예술을 향유하며 한 시대를 살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내면과 삶의 총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전대미문의 기념비적 대하소설이라 할 수 있다. 

목차

 

되찾은 시간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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