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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 페터 한트케
  • |
  • 문학동네
  • |
  • 2022-12-23 출간
  • |
  • 236페이지
  • |
  • 140 X 210mm
  • |
  • ISBN 97889546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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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실어의 상태로 떠도는 환상의 편력
말을 되찾고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한 여정

잘츠부르크에 인접한 마을 ‘탁스함’에 사는 독수리 약국의 약사는 예민한 후각의 소유자, 버섯 전문가이자 중세 영웅 서사시의 애호가로, 아내와 한집에 살면서도 보이지 않는 금으로 서로의 영역을 구분하고 절대 침범하지 않는 기묘한 별거생활을 하고 있다. 이후 아내와 딸, 아들이 모두 모종의 이유로 집을 떠나고, 혼자 남아 집과 약국과 공항(근처의 레스토랑)을 축으로 하는 삼각지대 안에서 고독하고 건조한 일상을 보내던 약사는 어느 날 숲속에서 불시의 일격을 당한다. 그 여파로 이마의 상처와 실어증을 얻은 채 단골 레스토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올림픽 영웅이었으나 몰락한 스키 선수 그리고 한때 유명세를 누렸지만 지금은 잊힌 시인을 우연히 보게 된 그는 쏟아지는 비를 아무렇지도 않게 맞으며 산책하듯 걷는 두 사람을 자기 차에 태운 뒤 서로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은 채 계획도 목적지도 없는 여행을 떠난다.
일행은 도중에 스키 선수가 아는 어느 과부의 집에 머무는데, 이날 깊은 밤 ‘승리자’라는 이 여인에게 약사는 느닷없이 가혹한 구타를 당한다. 탁스함에서의 일격으로 이미 상처를 입은 이마에 또다시 폭력의 흔적이 더해지지만 그런 약사의 모습에도 스키 영웅이나 시인은 이렇다 할 반응이 없고 심지어 그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이 기묘한 세 사람은 오백 개의 터널을 지나 알프스를 넘어 일명 밤바람의 도시 ‘산타페’에 도착한다.

마침 성모승천일 축제가 한창인 그곳에서 약사는 집시 음악가가 된 아들과 재회하고, 이 만남으로 그를 집에서 내쫓았다는 죄책감에서 서서히 놓여난다. 시인은 축제의 여왕이 되어 거리를 행진중인 사생아 딸을 발견한다. 일행은 축제가 끝난 뒤에도 도시에 머물며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그곳 사람들과 함께 몸을 쓰며 일을 한다. 변두리 동네를 돌아다니며 ‘승리자’ 여인을 찾던 약사는 일행과 헤어져 혼자서 스텝 지역으로 향한다. 떠돌이 행상, 수렵꾼들, 미치광이 노인을 쫓는 군인과 중년 남자를 마주치기도 하며 불가사의로 가득찬 낯선 그곳을 마치 꿈속처럼 떠돌던 그는 사라고사에서 드디어 ‘승리자’ 여인을 만난다. 그리고 스텝 지역에서 실어상태에 더없이 만족해 있는 그에게 무언無言이 이전의 모든 체험과 기억을 무가치하게 파괴해버릴 것이므로 새롭게 말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새로운 단어를 찾아내고, 문장을 새로 만들고, 다시 입을 열어 얼토당토않고 터무니없는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속삭이던 그림자의 정체가 그녀였음을 깨닫는다. ‘승리자’ 여인의 도움으로 말하는 힘을 되찾은 순간 그에게 사랑이 솟아나고, 함께 귀로에 오르지만 헤어져 그 혼자서 집으로 향한다.


“그동안 어디선가 나 자신에게 맹세한 적이 있었어요.
언젠가 내가 이곳으로 돌아올 때는 딴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본문 192쪽)

환상과 현실이,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며 시작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던 주인공의 여정은 그에게 자아 변화 또는 성숙, 즉 다른 사람 되기의 과정이며, 이는 자아 탐색 또는 정체성 추구, 현실보다 내면세계 탐구에 천착하는 한트케의 문학세계와 맞닿아 있다. 작품활동 초기 연극에서 기존 형식을 파괴하는 전위적 언어실험을 시도했던 한트케는 1970년대에 이르러 전통적 서사로 옮겨가 자아의 내면 성찰에 집중하는데, 현실을 떠나 낯선 도시와 스텝 지역을 편력하는 소설 속 약사의 여정에서도 외적 환경 못지않게 심층적 의식세계를 세세히 기술한다.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의식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다루기에 발전소설로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주인공이 미래를 지향하는 일반적 의미의 발전을 경험하지 않으므로 기존 발전소설과는 차이가 있는, 한트케식 ‘발전 없는 발전소설’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의 변화 또한 전통적 스토리텔링과는 거리가 먼, 돌발적인 사건에 의해 파격적으로 이루어진다. 탁스함의 약사에게 변화의 결정적인 계기는 도발적이고 느닷없는 폭력과 그로 인한 실어일 것이다. 그의 실어증은 “새로운 시선을 획득하기 위한 전제”가 되며, 말을 되찾는 과정은 스스로에게조차 기억되지 못하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과 다름없다.

소설은 기이한 모험을 마친 약사가 어느 겨울날 그의 이야기 기록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앞서 약사의 여정이 진행되는 중간중간 끼어들던 익명의 일인칭 화자가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서술자로 다시 한번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다. 바로 그 존재를 통해 환상이 현실이 되고 과거가 현재가 되며 화자가 다시 독자가 되는, 이야기 속 시간과 이야기가 이야기되는 시간이 중첩되고 굴절되는 이 소설의 독특한 서술구조가 가능해지며, 나아가 이야기 속의 이야기,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메타픽션으로도 읽힐 수 있게 된다.

방랑과 기행奇行, 과거에 대한 풍자, 위트, 돈키호테적인 발상과 낭만적 소재, 이 모든 것을 한트케는 한 텍스트 안에 섞어놓고 있으며, 이를 독특한 서술 형식에 담아냄으로써 전혀 새로운 차원의 소설을 완성했다. 한편 이 소설은 그가 십수 년간 써온 끝없는 이야기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이웃 도시 잘츠부르크 사람들조차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를 정도로 잊힌 곳, 그물처럼 짜인 교통 노선 사이에 끼어 고립된 곳으로 설명되는 ‘탁스함’, 서술자의 친구로 등장하는 ‘안드레아스 로저’는 이전에 쓰인 소설 『고통의 중국인Der Chinese des Schmerzes』(1983)에 등장했다. 그 밖에도 이전 작품에 나타나는 황량한 장소, 태고의 산맥 풍경 등이 거듭 변형되어 나타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동시에 자기 작품에 대한 패러디다. 한트케는 끊임없이 새로운 변주를 시도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내면화된 주관주의와 고향으로의 귀환을 서술한다.

목차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 009

해설 | 일상적 존재 방식의 부정과 다른 사람 되기 203
페터 한트케 연보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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