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극 로맨스에 판타지를 한 스푼 더하면?
유일무이한 사극 판타지 로맨스가 찾아왔다
위기에 빠진 연약한 여자 주인공을 구하는 남자 주인공. 소위 말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더는 이런 스토리가 각광받지 못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주체적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때로는 남자 주인공을 맨몸으로 수렁에서 구해내기도 하는, 그런 몸도 마음도 건강한 여자 주인공이 어느덧 당연한 여성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여성의 활동이 가장 극적으로 제한된 과거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누군가의 어머니, 부인 또는 첩으로 남성에 종속되어 있던 그들이 말을 타고 검을 휘두르며 때로는 사내로 분장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소설 〈용을 그리는 아이〉는 그런 남녀주인공을 그린 스토리에, 왕의 앞날을 본다는 판타지적 설정을 추가한, 유일무이한 사극 판타지 로맨스 장르이다. 오직 이 능력을 가진 단 한 명의 용의 아이만 임금의 앞날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설정은 두 가지 극적인 전개를 이끌어낸다.
첫 번째, 반쪽짜리 왕위에 앉아있다는 자격지심에 평생을 시달린 ‘명’은 자신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는 용의 아이에게 집착한다.
두 번째, 오직 한 명만이 왕의 미래를 선견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거짓 운명을 고할 수 있다. 용의 아이는 자신이 연모하는 대군을 살리기 위해 거짓 운명을 부여한다. 그 후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고 얽혀가는 세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제자리를 찾을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한 여인을 둔 두 대군의 왕위 찬탈전에, ‘앞날 선견’이라는 판타지를 한 스푼 첨가한 『용을 그리는 아이』 . 백매화처럼 순수하지만, 진홍빛 노리개 같은 선혈이 낭자하는 소설을 만나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