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신은 과연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는가?
미국의 역사를 통해 미국의 가치를 보다
‘개척’ ‘자유’ ‘평등’ 이런 가치들은 미국의 정신으로 손꼽힌다. 미국인 스스로도 미국의 정신을 내세우며, 다양한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섞인 미국이 하나되는 가치로 작용하기도 한다. 단순히 일시적인 슬로건이 아니라, 그들의 나라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개념인 것이다. 그런 미국의 정신은 어디서 왔을까? 시작은 ‘순례의 조상들’부터 시작된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뉴잉글랜드로 건너온 청교도들에서 시작됐다. 그들은 유럽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건너온 사람으로, 종교 자유와 인민 평등을 골자로 한 ‘메이플라워호 서약’을 통해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려했다. 지금이야 풍족한 아메리카 대륙을 떠올리지만, 그들이 도착한 신대륙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가까웠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추위, 배고픔과 싸워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려 악착같이 살아남았고, 많은 이들이 쓰러져갔지만, 추후 메이플라워호가 본국으로 돌아갈 때도 아무도 그 배에 올라타지 않았다. 이렇게 유럽의 많은 사람들이 백지에 가까운 대륙으로 건너왔다. 물론 그 중에는 돈을 쫓아 건너온 사람부터 부랑자, 도망자들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종교적 가치를 지키거나, 새로운 자신만의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건너온 사람도 많았다. 그런 이들이 아무것도 없는 대륙에서 어떤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을지, 지금의 미국을 생각해보면,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가치는 이런 고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일화는 자유와 개척, 평등을 내세우는 미국의 건국신화인 셈이다. 이들이 남긴 프론티어 정신은 추후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머나먼 땅에서 피 흘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영국의 식민지 시절을 지나
하나의 미국이 되기까지.
미국의 성장과 고난 그리고 어두운 면을 보다
책에서는 미국이라는 ‘순례의 조상들’과 같은 미국 정신의 기반이 된 사건들도 살펴볼 수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영국의 13개 주에서 시작한 미국의 독립, 그리고 발전과 현재 미국이라는 국가가 완성되기 까지의 사건들도 다루고 있다. 1776년 독립선언에서 시작된 미국은 처음에는 동의 13개 주 식민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전쟁과 협상 등을 통해, 현재 미국의 영토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부개척이나, 남북 전쟁 등을 겪어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분열했다. 그러나 그런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을 시작했다. 남부와 북부로 나눠졌던 미국이 합쳐졌으며, 공업화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공업력이 뛰어난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일 것이다. 언제부터 살았을 지 모를 정도로 오랜 기간 아메리카 대륙에 거주했던 원주민들은 초기에 대륙을 건너온 낯선 이방인과 싸우기도 하고, 서로 돕기도 하며 지냈다. 그러나 이주민들이 늘어나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지면서, 그들이 살아오던 땅을 떠나 머나먼 곳으로 쫓겨나는 과정에서 죽거나, 이를 거부하고 반기를 들었지만, 무참히 진압되었다. 수많은 부족들이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갔고, 수많은 원주민 영웅들이 희생되었다. 현재 미국 역사에는 개척, 발견 등으로 이야기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보면, 원주민들이 살던 곳을 약탈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올바른 표현일 듯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먼 대륙을 건너온 흑인 노예들 역시 미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드넓은 땅을 일구고, 목화, 담배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흑인 노예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왔다. 그들은 좁은 배에 구겨지듯 실어져 건너왔으며,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선거권이나 인권문제는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백인들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흑인 노예가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다. 특히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남부 지방에서는 문제가 심각했다. 남부와 북부는 결국 이 문제를 가지고, 크게 대립했고, 노예 해방을 명분으로 남북전쟁을 치르기도 한다. 노예 해방 이후에도 미국 내 흑인에 대한 인식은 매우 느리게 변해갔으며, 존 브라운, 마틴 루터 킹, 로자 파크스 같은 인물들의 용감한 행동들이 조금씩 사회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인종들 역시 미국의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줬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지는 해인가? 뜨는 해인가?
미국의 미래를 역사로 읽다
현재 가장 강력한 나라는 누가 뭐라해도 미국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제국, 혹은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라고 단정지어 부를 수 있을까? 그것은 많은 의견이 갈릴 것이다. 데탕트 시대를 지나오며, 냉전이 종식되면서, 다양한 국가들이 이념이 아닌 자신의 국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미국은 자신이 세계의 질서를 주도하려 하지만, 중동을 비롯해, 베트남에서도 패권국의 체면을 구겼다. 현재 일어난 다양한 국가 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분쟁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만, 떠오르는 중국이나, 러시아, 유럽, 일본, 중동 등 다양한 국가들에 의해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이것은 미국이라는 제국이 지는 과정일 것일까? 혹은 다시 한번 미국이라는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구축되는 과도기일 것인가? 미국의 지난 역사와 현대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면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