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옮긴이의 말 ◈
게임 유저 리서치는 아직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다. 게임 유저 리서치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사용자 조사를 통해 유저 관점에서의 문제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유관부서에 해당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결론적으로 좋은 유저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게임 유저 리서치라는 분야가 익숙하지는 않더라도 아마 대부분의 게임회사에서는 이미 사용자 조사를 진행해봤을 것이다. 포커스 그룹 테스트, 베타 테스트 등을 통해 개발 중인 게임을 유저들이 플레이하도록 하고, 설문이나 인터뷰로 피드백을 수집하는 방식도 흔히 사용하는 사용자 조사 방법 중 하나다. 게임 유저 리서치는 이러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전문화해 어떻게 해야 유저들에게 더 양질의 의견을 들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또 단순히 게임의 전반적인 경험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콘텐츠나 상황에 대한 경험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기도 하고, 유저들이 직접 말하지 않은 것을 행동 데이터나 생체 데이터를 통해 알아내기도 한다.
넥슨(NEXON)의 인텔리전스랩스 UX실 게임 UX 분석팀은 게임 유저리서치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다. 2014년에 데이터 분석팀의 UX 파트로 시작해 지금은 거의 20명에 가까운 게임 UX 리서처들이 전문적인 유저 리서치를 수행하고 있을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뤘다. 초창기에는 대부분의 직원이 유저 리서치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저 리서치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자체적으로 꾸준히 홍보해서 일감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했다. 최근에는 유저 리서치 요청이 너무 많아져서 힘들 정도로 유저 리서치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조직이 많아졌다. 게임 UX 분석팀은 넥슨에서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사내에서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게임 유저 리서치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어떤 방법으로 노하우를 공유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이 책을 알게 됐다. 그동안 봐온 게임 UX 관련 서적 중에 가장 게임 유저 리서치를 잘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번역함으로써 더 많은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게임 유저 리서치를 이해하고, 함께 발전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본서에서 스티브 브롬리는 게임 유저 리서치를 전문적인 수준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 유저 리서치 방법론, 게임 개발 프로세스,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다양한 게임업계의 측면에 대해 조언과 가이드를 제공한다.
그중 ‘게임 개발자는 그 게임의 유저가 아니라는 것’이라는 문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유저가 있다. 개발자가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게임을 플레이한다. 유저가 이 게임을 어떻게 이해하고 느끼는지는 유저 리서치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이 책의 서문에서는 유저 리서치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 책은 게임 유저 리서처, 게임 기획자, 게임 개발자, UX 리서처 등 게임 유저 리서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게임 유저 리서처가 되고 싶거나 이제 막 경험을 쌓아가는 리서처들에게 유용한 지식을 줄 수 있을 것이며, 리서처가 아닌 게임업계의 종사자라면 유저 리서처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