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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나라

당신들의 나라

  • 이유
  • |
  • 문학동네
  • |
  • 2023-03-30 출간
  • |
  • 204페이지
  • |
  • 133 X 200mm
  • |
  • ISBN 978895469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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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만을 기다리는 이들이 머무는 곳,
그들과 함께 있어줌으로써, 목소리를 들어줌으로써
여기 사람이 있음을 증언하는
특별하고 아름다운 방문의 시간

일종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주요 인물의 이름을 딴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와 같은 방문자들이 외국인보호소를 찾는 목적은 무엇보다도 그 이름들을 불러주기 위함이다. 보호 외국인들을 만나러 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통해 보호소로 하여금 최소한의 인격적인 대우를 촉구하게 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나’가 처음 만나는 인물은 ‘파란’이다. 파란은 셀 수 없이 많은 날을 갇혀 지낸 장기 수용자로, 고향땅인 나이지리아에서 종교 분쟁으로 부모를 여의고 한국으로 도피해온 인물이다. 그는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하루에 스무 번도 넘게 보호소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는데, 알고 보니 그 행동은 그 자신이 인간으로서 “쓸모를, 쓸모에 대한 권리”(32쪽)를 느끼기 위함이다. 그가 처음으로 배운 한국어가 “살려주세요”(51쪽)였다는 점은 한국에서 이방인으로서 지내온 삶이 얼마나 녹록지 않았을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아나스’ 역시 파란처럼 나이지리아에서 온 인물이다. 한국에 입국한 첫날 체포된 그는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한다. 그와 영어로 대화해야 한다는 사실에 ‘나’는 불현듯 중학생 시절 암기를 못하면 따귀를 맞았던 영어 수업의 트라우마를 떠올린다. 아나스가 한국어 교실을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그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어로 대화를 시도하지만 아나스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다. 모국어가 다른 두 사람이 조금씩 서로에 대한 경계를 풀어나가면서 “생각을 나누고 감정을 나눌 수 있”(49쪽)게 되기까지 노력하는 모습은 읽는 이에게 심심한 감동을 전한다.
이처럼 『당신들의 나라』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소통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각각 인상 깊은 인물의 에피소드로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낯설기만 했던 외국인보호소 안쪽으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 듯한 실감을 준다. 한방에 있는 수용자들을 괴롭히며 대장으로 군림하려는 동료 수용자를 제압하기 위해 자신이 살인자라고 거짓말하는 ‘이쌈’ 목사, 아내와 어린 딸아이를 한국에 두고 혼자만 추방당할 위기에 놓인 ‘야신’의 에피소드 또한 강렬하다.

“여기서 나는 인간이 아니야.”
이쌈은 설명했다.
“난민이라고 하면 한없이 넓은 바다에 작은 쪽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 의지할 데 하나 없는 사람들, 그런 걸 떠올리잖아. 한방에 있는 사람들한테도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해. 돌아갈 곳이 없으니까.”
야신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여기 와서 알았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살인자가 되지 못할 것도 없지. 내가 너와 다른 게 뭔지 알아? 여기서 나는 인간 이하라는 걸 안다는 거야.” _85~86쪽

신과 운명을 믿으며 새벽 기도를 게을리하지 않는 이쌈, 가족과 생이별을 앞두고 있는 야신이 나누는 대화는 상징적이며 또 그 자체로 울림이 크다. 살아갈 집을 갖고 이동권을 당연하게 누리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저릿하게 곱씹게 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질문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적인 이야기

한편, 소설을 읽어나가다보면 외국인보호소에 방문하는 방문자들은 어떤 사람인가 질문하게 된다. 그들 중에는 수녀도 있고 학생도 있으며 ‘미스터 바크’와 같은 인권센터의 활동가도 있다. “어떤 방문자는 논문을 준비하느라, 어떤 방문자들은 이주민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또 어떤 방문자들은 인권센터 활동의 일부”로 “저마다의 이유와 필요에 따라”(21쪽) 방문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나’는 “이 먼 곳까지” “왜 하루를 다 바쳐서 굳이 이곳에 오는”(19쪽) 건지 스스로도 답을 내리지 못한다. 다른 방문자들과 달리 ‘나’에게는 특별한 목적도 이유도 없다. ‘나’는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나’의 남모를 상처와 아픔은 보호 외국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언뜻언뜻 고백적으로 드러난다.
‘나’는 십오 년 동안 일한 은행에서 영업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이유로 희망퇴직을 권유받았다. 같은 은행원인 남편 대신에 ‘나’가 퇴직을 하고 그렇게 전업주부가 되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부부는 이제라도 아이를 가져보려고 노력해보지만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소설에서 ‘나’가 남편을 ‘당신’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것을 통해 암시되듯, 두 사람 사이에는 건너지를 수 없는 소통의 단절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말 못할 과거의 상처 또한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십대 시절에 엄마를 여읜 일이다. ‘나’는 “엄마가 땅에 묻히고 났을 때” “닫힌 방에 갇”혀 “웃음소리로 가득”한 “바깥세상”(38쪽)에 공포를 느꼈다고 회상한다. 어쩌면 ‘나’는 외국인보호소의 보호인들이 겪을 정신적인 고립 상태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가 멀고 낯설기만 한 외국인보호소를 끊임없이 방문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과정이 아닐까.
‘나’의 심리적 고립, 단절의 상황과 유사한 궤를 보여주는 인물이 ‘지연’과 ‘나나’이다. 지연은 ‘나’와 같은 은행에서 일했던 동료로, 새로운 꿈을 위해 진작에 일을 그만두고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나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동양인 여자가 겪을 거라고 생각하는”(91~92쪽) 모든 차별을 다 겪는다. 지연은 비자 문제로 잠시 귀국한 한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흑인을 향해 인종주의적 편견을 드러내고는 자신 또한 타국의 혐오자들과 다를 바 없다는 부끄러운 진실을 깨닫는다. “아마도 언니, 나는 떠나게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습니다”(102쪽)라고 고백하는 지연의 독백은 뼈아프게 들린다. 나아갈 방향을 상실한 듯한 지연의 목소리는, 고국에서든 타국에서든 누구나 이방인이자 약자가 될 수 있다는 슬픔을 자아낸다. 그 슬픔 속에는 누구든 함부로 타인을 구별 짓고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고요한 성찰도 배어 있을 것이다.
나나의 상황은 지연과는 또 다르게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나나는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국적이 모호한 인물로, 아홉 시간의 비행을 통해 국경을 넘어와 어느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 잠시 머문다. 숙소의 아래층 투숙자 여성의 권유로 식당에 일하러 간 나나는 그곳이 불법 영업장인 줄 모른 채 있다가 하필 그날 이루어진 단속으로 경찰에게 연행되어 보호시설에 갇히게 된다. “온통 화난 얼굴들”(108쪽)뿐인,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나나는 우여곡절 끝에 자신을 도와줄 통역사를 만난다. 하지만 통역사가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티켓을 끊어주겠다고 했을 때, 뜻밖에 나나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나나가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고국은 어떤 나라일까. 뒤이어 밝혀지는 진실을 통해, 독자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얼마나 안전한 나라인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네가 난민 신청을 한다고 해도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지.”
“왜지?”
“왜냐니. 난민으로 인정받으려면 네가 위험한 나라에서 와야 해. 그런데 네 나라는 박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안전한 곳이다.”
“안전?”
나나가 놀라 물었다.
매니저는 나나의 울긋불긋 반점이 올라온 얼굴을 보면서 달래듯 말했다.
“몰랐어? 그걸 왜 몰랐어. 어느 나라보다 안전한 나라, 그게 당신들의 나라다.” _130~131쪽


“잊지 않고 그 길을 걷고 또 걷다보면
언젠가는 한 사람과 함께 돌아오는 날도 있으리라.”

소설에 직접적인 에피소드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저변에는 실제 외국인보호소에서 벌어져온 인권 탄압의 문제들이 깔려 있다. 그간에 한 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 외국인의 신체를 결박해 고문하는 ‘새우 꺾기 사건’이 있었고, 소설 안에서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그 사건으로 추정되는 가혹 행위 소식이 보도된다. ‘나’의 남편은 ‘나’에게 보호소에서 저런 일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묻는다. 팬데믹의 시국하에서 정기적으로 난임 병원을 다니게 된 ‘나’는 그곳에 방문하지 못한 지 오래였는데, 벌써 까마득하기만 한 그곳에서 자신이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정말 그곳에서 고문이나 고문에 가까운 폭행이 있었다고 해도 그들은 그 사실을 나에게, 우리에게 말했을 것 같지 않다. 면회실의 시시티브이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인간으로 대접받고 이해받고 존중받고 싶은 사람 앞에서 자신이 인간답지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으니까.” (174쪽)

‘나’의 남편처럼 텔레비전이나 뉴스 기사를 통해 그곳을 알게 된 이들은 그곳에 갇힌 보호 외국인들을 그저 불법 체류자이자 추방을 앞둔 난민, 수감자로 인식하겠지만, ‘나’에게 그들은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지닌 한 명 한 명의, 자신과 다르지 않은 인간이었다. ‘나’가 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 외의 사건에 대해서는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다.
소설의 말미에는 인권단체의 활동가 ‘미스터 바크’가 방문자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보호소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은 방문자들에게는 하나의 의식이다. 보호소 내 면회실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기에, 보호소 밖에서라도 사진을 찍어 방문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서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방문자들의 옷차림은 달라져 있지만 이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어떤 희망을 품고 있다. 그곳에 찾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잊지 않고 그 길을 걷고 또 걷다보면 언젠가는 한 사람과 함께 돌아오는 날도 있으리라”(192쪽)는 희망. 그것이 바로 작가 이유가 이 소설을 통해 진정 말하는 바가 아닐까?

“만나는 동안 우리 사이에는 철창이 없었다. 그들은 갇혀 있는 게 아니라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라고, 삶이 언제든 다시 이어질 거라는 표정으로,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_‘작가의 말’에서

목차

파란 … 7
아나스 … 33
이쌈 … 54
야신 … 76
지연 … 90
나나 … 104
이모나 … 132
나임 … 151
바크 … 175

작가의 말 …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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