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

  • 줄리 세디비
  • |
  • 지와사랑
  • |
  • 2023-04-19 출간
  • |
  • 344페이지
  • |
  • 152 X 225mm
  • |
  • ISBN 9788989007982
판매가

19,000원

즉시할인가

17,100

카드할인

0원(즉시할인 0%)

적립금

950원 적립(5%적립)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추가혜택

네이버페이 무조건 1%적립+ 추가 1%적립

수량
+ -
총주문금액
17,1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모국어를 잃어버렸던 언어심리학자,
언어의 탄생과 소멸을 기록하다

우리는 날 때부터 모국어를 지정받는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한국어가,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영어가 모국어가 되는 식으로. 이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더구나 언제 어떻게 배웠는지도 모르게 모국어에 유창해진다. 어른이 되어서 제2외국어를 배워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몰랐던 언어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얄궂게도 유창성은 투자한 시간과 꼭 비례하는 것도 아니라서, 원어민처럼 그 말로 생각하고 꿈을 꾸기까지는 얼마간의 타고난 감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습득하고 완전한 ‘이중언어 사용자’가 된 이후에는 어떨까. 모국어와 제2언어가 자아를 사이좋게 나눠 가질까? 언어와 자아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만약 이중언어를 사용한다면 자아도 두 개로 나뉘게 될까? 혹시, 우리의 머릿속에서 두 언어가 주인공 자리를 두고 다투는 건 아닐까? 그러다 더 힘이 센 언어가 더 약한 언어를 밀어내고, 그것도 아주 영영 밀어내고, 한 가지 언어로만 말하게 될 수도 있을까?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을 쓴 저자 줄리 세디비는 언어심리학자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두 살 때까지 그곳에 머물다가,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거쳐 캐나다 몬트리올로 가족 모두가 이주했다. 체코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인간이 가장 극적으로 변화하는 유년기에 이렇듯 다채로운 언어를 온몸으로 통과해낸 저자는 운명처럼 언어심리학에 이끌렸다. 그중에서도 체코어는 그녀의 모국어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캐나다에 정착한 이후 ‘주류 언어’인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비주류 언어’이자 ‘이민자의 언어’인 체코어는 자연스레 뒷전으로 밀렸고,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체코어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은 그녀의 아버지가 고향 땅에서 숨을 거둔 후부터 시작되었다. 그녀가 모국어로-비록 몇 가지 단어를 서툰 발음으로 드문드문 말하는 수준이었지만-대화를 나누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아버지. 그제야 비로소 저자는 모국과 자신을 이어주던 닻이 진정 풀리고 말았음을 체감한다. “아버지를 애도하면서 동시에 나는 앞으로의 삶에서 느낄 체코어의 침묵을 슬퍼했다. 내게는 오직 체코어로만 말할 수 있는 부분, 영어로는 형제자매나 어머니에게도 표현하기 힘든 어떤 부분이 있음을 깨달았다. 갑자기 나는 허공에 뜬 기분이 들었다. 내 어린 시절뿐 아니라 나를 형성한 문화 전체에서 닻이 풀린 느낌이었다.”(12)

이 책은 그리하여 모국어 상실의 메커니즘과 언어 간의 권력관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수없이 스러져간 소수민족들의 ‘약한 언어’ 위로 수북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애도 일기에 다름 아니다.

“언어 상실의 중심에는 잔인한 역설이 있다. 한 언어의 약화는 종종 더 나은 삶─풍요, 안전, 주류 문화로의 진출─을 향한 꿈으로 인해 야기된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수천 개의 언어 중 단지 몇 가지만이 사회에서 대접받는 위치와 특권을 누린다. 세력이 약한 언어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정신에서 이들 우세한 언어에 자리를 양보하는데, 실제로는 더 나은 삶과 자신의 정체성을 맞바꾸는 것과 다름없다.”(13)

그리고 “우세한 언어”는 대개 영어다. 많은 사람들이 모국어와 영어를 둘 다 쓰는 이중언어 사용자로 살아간다. 그리고 영어를 배우는 시기가 이르면 이를수록, 모국어는 더욱 쉽고 편리하게 지워진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자아는 미묘하게 분리된다.

“줄리 세디비는 언어의 탄생과 죽음, 부활을 기록하는 필경사이다.
그녀가 꿈꾸는 다성 사회는 카오스다.
가장 아름다운 카오스.”
-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 저자

사라지는 모국어의 대부분은 “세력이 약한 언어”이다. 에야크어, 쇼쇼니어, 블랙풋어, 미치프어…….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언어가 있고, 우리는 아마 지구상 모든 언어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미처 다 들어보지 못한 채 죽을지도 모른다. 각각의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고유의 정서와 역사, 문화, 통념이 깃들어 있다. 예를 들어 트와치어는 “마른 버드나무 호수” “검은 흙 연못” “진들딸기 호수 끝 썰매길 종착지” “작은 물고기들의 호수”를 뜻하는 단어들을 가지고 있다. 트와치어 사용자들은 대부분 수로 위로 배를 타고 다니며 생활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알아챌 수 있는 지리와 풍광을 묘사하는 것이 그들 삶에 중대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이이스카어 사용자들은 예로부터 그 지역의 계절 리듬에 맞춰 동물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시기, 사냥에 적합한 시기 등을 구분지어 왔다. 그래서 “검독수리 달” “거위 달” “사슴 발정기 달” 같은 절기가 존재한다. 흔히 말하길, 한국어 사용자가 자주 쓰는 단어인 “정(情)” “한(恨)” 등의 단어는 외국어로 옮기기 힘들다. 그 단어들 안에 어쩌면 한국인이라면 모두 어렴풋하게나마 공유하는 고유의 정서가 서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각 언어가 가지는 무구한 역사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그 자체로 아름다운지 노래한다. 그리고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는 사회를 다성음악에 비유하며, “다성(多聲) 사회”(173)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성 사회를 부정적으로, 심지어는 위협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날 저자는 캘거리 중앙도서관에서 일을 하던 중, 도서관 직원이 어떤 남자에게 가서 음악 소리를 조금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남자는 이렇게 대꾸한다. “왜 내가 소리를 줄여야 하죠? 나는 여기 이 사람들이 온갖 나라 말로 지껄여대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음악을 트는 것뿐이에요. 저 사람들한테 가서 그들의 언어를 줄여달라고 하지 그래요?”(169) 보수적인 이민 규제 정책을 지지하는 미국인은,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스페인어를 불편해하고 심지어 두려움을 느낀다. 한국인이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소수 언어를 낯설어하고 그 불편한 감정을 사용자에게까지 전이시키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하지만 저자가 인용하는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불신은 이웃과 거의 또는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팽배했고, 이웃과 잘 어울리는 사람들은 그런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다.”(207) 단순히 다른 언어 사용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다양성에 대한 불신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유 없는 불신을 사그라트리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여러 모습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우리가 강요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람들이 가진 가족, 커뮤니티, 언어와의 끈을 지지하면서 주류 사회에서 차단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그들의 언어를 단지 유용한 경제적 자산이 아닌, 자기가 누구인지를 구성하는 대체 불가능한 측면으로 구축할 수 있을까? 두 개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 서로 다른 세계의 번역자들, 중간자들, 두 가지 언어로 기억하고 삶을 사는 사람들, 충성심이 하나 이상의 집단에 고루 퍼져 있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정말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다면, 다양성에 따르는 최악의 위험은 피하면서 다양성이 제공하는 풍성한 것들을 얼마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209)

언어가 기억되고 사라지는 방식을 추적하는
언어심리학자의 끈질긴 시선,
당신의 모국어는 안녕한가요?

아버지를 잃고 몇 년 후, 저자는 체코를 찾는다. 오랜 세월 고향 땅에서 터전을 짓고 대를 이어 온 친지를 만나고,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단기 여행자’로서가 아닌 당사자로서 바라본다. 도착한 직후 그녀의 체코어는 “누더기”(227) 같았지만, 한 달이 흐르자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체코어 단어가 불쑥불쑥 일상생활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잠깐 동안은 원어민이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체코어를 다시 배우는 것이 내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언어적 초능력의 발견처럼 느껴졌다. 생각에 형태를 입히기 위해 입을 열었고, 자주 적절한 문장이 흘러나와 스스로도 놀랐다. 마치 생각만으로 방 저쪽에 있는 책을 옮길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내 표현력이 새로 생기는 근육처럼 잔물결을 일으켰다. 내가 잊었다고 믿었던 언어의 많은 부분이 사실 잊힌 게 아니었고, 많은 부분이 단지 다른 언어들의 먼지와 파편 밑에 오래 묻혀 있었을 뿐이었다.”(230)

이 경험에 고무된 저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어릴 적의 모국어를 성인이 되어 다시 학습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어떤 언어를 ‘잊는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의 기억은 생각보다 깊고 심오해서, 본능적으로 체화한 언어를 쉽게 포기해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기억 저편의 무의식이 언어 능력을 좌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치 시기 독일에 살던 유대인의 경우, 안전한 나라로 도피하기 전에 독일에서 더 오래 산 사람들이 더 짧게 산 사람들보다 독일어를 더 많이 잃어버렸다. 독일에 오래 머물렀을수록 그만큼 더 오래 독일어를 사용했을 테니 이는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연구자에 따르면, 이들은 그만큼 나치의 탄압과 폭력 행위를 더 직접적으로 경험했으며, 이 상황에 더 오래 노출된 사람의 무의식에는 독일어에 대한 부정적 감각이 덧입혀졌다고 한다. 그래서 한때 자신의 모국어였던 독일어를 자연스레 소멸시키고, 제2언어만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언어심리에 관한 다양한 질문에 답한다. 왜 성인은 어린 아이보다 외국어 학습에 더딘가? 그래서, 이중언어에도 장점이 있는가? 모국어를 재학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가? 다성 사회를 일구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가 가져오는 사례들은 무척 흥미롭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언뜻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언어심리의 기제를 에세이스트의 목소리로 일상의 언어를 사용하여 풀어낸다는 것이다. 독자는 모국어에서 떠나 방황하다가 결국 그것을 되찾고 평온에 이르는 저자의 여정을 따라 걷게 될 것이다. 그래서 책은 크게 죽음-꿈-이중성-갈등-회복-고향으로 구성되며, 각 부에서 그와 관련한 저자의 이야기 및 세계 각지의 사례와 연구 결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기척도 없이 늘 우리 곁에 있었던 모국어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목차

1장. 죽음
아버지와 모국어 | 살아 있는 언어의 죽음 | 모국어 상실의 메커니즘 | 독일어를 잃어버린 독일계 유대인 | 소외당하는 소수 언어 | 영어와 맞바꾸다 | 모국어를 애도하기 | 경쟁하는 언어 | 언어를 멸종시키려면 | 바이러스와 언어 | 무너지는 문법: 쇼쇼니어 | 기로에 서 있는 언어학 | 세계를 품고 있는 단어 | 마치 아이가 죽는 기분 | 이중언어의 가능성

2장. 꿈
성공은 영어로 말한다 | 모국어를 잃고 얻는 것 | 언어의 빈부격차 | 천진한 차별 | 언어적 편견, 사회를 구분짓다 | 언어의 우열: 퀘벡 프랑스어 | 하와이 크리올어와 흑인토착영어 | 언어의 권력은 이양되는가 | 서로 다른 이야기를 지니는 이민자들

3장. 이중성
자아 분리 클럽 | 언어에 따라 성격이 바뀐다고? | 언어에도 영혼이 있을까 | 언어가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 잃어버린 모국어를 찾아서 | 제2언어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 틈새와 하이픈의 유혹

4장. 갈등
왜 저 사람들은 영어를 쓰지 않는 거야? | 여러 음이 공존하는 마음 | 새로운 언어가 모국어를 지배하는 방식 | 언어의 탄력성 | 그래서, 이중언어에도 장점이 있는가 | 언어와 효용의 문제 | 다양성의 축복과 두려움 | 두 커뮤니티 사이에서의 줄다리기 | 트랜스랭귀지, 이상적인 학습법 | 불협화음의 미학

5장. 회복
다시 만난 체코어 | 우리의 뇌가 언어를 기억하는 방식 | 아이와 성인의 차이 | 잃어버린 모국어를 되찾을 수 있을까? | 언어 둥지, 우리가 회복하기 위하여 | 단순한 언어와 복잡한 언어 | 역사를 관통해 살아남다: 히브리어 | 문화의 소생

6장. 고향
내 집은 어디인가? | 지배 언어와 공존하기 | 온몸으로 마주하는 언어 | 언어에 숨을 불어넣기: 블랙풋어 |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미치프어 | 나와 당신의 이야기

감사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