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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말

시시한 말

  • 브라네 모제티치
  • |
  • 움직씨
  • |
  • 2023-04-18 출간
  • |
  • 136페이지
  • |
  • 120 X 188mm / 200g
  • |
  • ISBN 979119053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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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시한 말 A-5

그는 늦었다, 평소처럼
개가 초원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왜 내가 군인을 싫어하냐고?
너의 집을 지나치는 게 두렵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사람들은 요즈음 전쟁과 평화를 결정한다
오늘 오후 그 소녀가 다시 찾아온다
금요일은 네가 죽음을 생각하는 날이다
미사일들이 하늘을 밝히는 것처럼 보인다
노천카페에서 첫 햇살 아래 앉았을 때
얼마나 더 오래 그걸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자신이 열여섯 살이라고 말했다
궁정 시인들 뒤에 지혜로운 시인들이 나타났다
아침부터 벌써 지옥처럼 더웠다
그 후 나는 한 시인과 만난다
우리의 무언가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
나는 읽은 기사
젊은 중국 남자가 내게 데리다를 설명한다
나는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는 스스로를 깨닫는다
그들은 그 무엇도 주지 않았다
여기 축소판 상파울루
모르겠다, 어쩌다 이 차에 탔던 것인지
오직 너로부터 수천 킬로 떨어져 있을 때만
나는 고층 건물에 올라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진정 우리의 것이었던 여행
그는 구석 의자 위에 수그린 채
그는 책방 서가 뒤에서 내게 미소를 지었다
표범이 된 꿈을 꾼다
바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옷을 벗는 남자들
너도 들리니, 데이브
내 쓸모없음에 대한
하루가 점점 끝에 가까워지면
나는 시 낭독회에 가는 중이고
나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응시한다
어둠 속에서는 두 눈만 빛나고
나는 이 모든 날씬한 소년들을 지켜본다
너는 모든 걸 놓치는 거야, 리틀 지미
네가 왜 마음에 떠올랐는지 모르겠어
정말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안나, 류블랴나는 악몽이야
할아버지는 첫 번째 사람이었다
난 이해가 안 된다, 왜 뭐가 그리도 잘못되었는지
나는 담당 의사에게 갔고 당황하며 인정했다
밤은 길고 잠은 오지 않는다
우리가 구름 위로 날 때, 나는 생각한다
나는 그녀에게 들켰다
베트남 여자는 내 어휘들을 넘어설 것이다
넌 안 믿길 거야, 그가 내게 말한다
동네 위로 황혼이 내릴 무렵
잊는다는 것

추천사 64
날것의 욕망 속에서 붉게 번식하고
굶주린 꿈속에서 서식하다 끈끈한 침을 뱉는 (毛魚 모지민)

옮긴 이 말 66
내가 만난 브라네 모제티치 (김목인)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B-5

내가 어릴 적, 그들은 우리에게 작은 깃발들을 흔들게 했다
나는 길고 텅 빈 복도를 힘겹게 지나간다
그날 우린 우리 집에서 회의를
우리는 계속해서 로슈카 거리로 나아갔다
니카라과의 뜨거운 태양
1973년 11월 28일, 유니온 시네마에서 영화를 보았다
74년 봄, 우리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1941년 8월 말, 슬라브코 삼촌이 콘그레스니 광장을 산책한다
수 킬로미터를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뜨거운 7월의 밤, 네 대의 적기가 추락했다
매 세기마다 혁명을 위한 숱한 투쟁들이 있었다
쿠바에서 온 연인들
85년 3월 나는 그날 밤도 생 오노레 가에 있는 클럽 HT 주변을 맴돌며
우리는 버스를 탔다. 끔찍하고 덥고
2001년 6월, 나는 한 카페에 입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내가 어릴 적,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불 위에다 물을 데웠다
며칠째 나는 말들을 찾았다
88년 여름은 길고 지쳤다
대부분 나는 남자들이 그저 나와 섹스하려고
고르바초프의 도착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다소 어색한 일이다, 이처럼 과거를 뒤적이는 것
어릴 적, 나는 타일을 바른 난로 안으로 기어들었다
나의 아빠는 엽서들에만 존재한다
하나씩 하나씩 나는 세 편의 이야기를 손에 쥔다
67년 여름. 사람들은 아이였던 우리를 해변으로 보냈다
내가 태어난 지 두 달 뒤
몽 셰리, 몽 두두
어느 축제에 시의 저녁이 있었다
1996년 5월, 교황의 류블랴나 방문
나는 전통적인 가족을 일부라도 느껴본 적이 없다
맨 처음 어느 테크노 파티에 갔을 때
마라톤 낭독이 있었다
어느 저녁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날을 기억한다
열여섯 살에 나는 이미 학교에서 가장 열성적인 시인이었다
고작 열다섯 살도 안 되었을 때다
첫 키스 이후 20년이 넘은 지금
76년 봄. 모든 것이 굉장한 에너지로 펼쳐졌다
수년간 나는 손에 성자를 쥔 채 잠을 잤다
85년 2월, 나는 벌써 쿨이란 단어를 쓴다
b.와 나는 문학 낭독회를 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 자신을 30년 전의 어느 시점에 가져다 놓았다
스무 살도 안 되었을 때
내가 태어나자마자 이모는 곧장 세례식에 데려갔다
2013년 8월 23일. 나는 힘겹게 병원 건물로 오른다

해제 58
‘밤은 길고 잠은 오지 않는’ 시간의 시 (남웅)

행동주의 에세이 63
늪의 꿈, 진흙의 걸음, 영원의 몸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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