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역사가 궁금한 독자를 위한 최적의 정치경제학 교과서
2부 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시간순으로 전개된다. 1부는 1~7장이며, 달러와 연방준비제도가 등장하는 시기까지를 다룬다. 1장은 달러가 가진 힘의 크기와 그 발휘 양상을 분석하고, 2장은 식민지 미국 시대에 물품화폐 대신 지폐가 등장했던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장은 독립전쟁 이후 강력한 연방을 세우는 과정에서 해밀턴이 이룩한 금융혁명을 보여준다. 4장은 미합중국은행을 둘러싼 ‘은행 전쟁’을 다루는데, 이 논쟁이 미국 정당 정치에 미친 영향을 심도 있게 설명한다. 5장은 남북전쟁 당시 그린백을 도입하여 연방 권력을 강화한 링컨의 개혁을 다룬다. 6장은 지폐를 옹호한 그린백주의와 금본위제를 옹호한 금융보수주의의 충돌부터 1873년의 화폐주조법으로 인해 촉발된 은화자유주조운동의 혼란까지 금·은·지폐가 각축을 벌이던 ‘화폐 전쟁’ 시기의 이야기를 다룬다. 7장은 윌슨 대통령 때 도입된 미국만의 독특한 은행 제도, ‘연방준비제도’의 형성 과정을 추적한다.
2부는 8~15장이며, 달러 패권의 형성 과정부터 미래 화폐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8장은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과정을 다루고, 9장은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세계 경제의 최종 대부자 위치에 선 미국과 금의 반열에 오른 달러의 위상 변화를 살펴본다. 10장은 달러가 금 태환 요구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 것과 대조적으로 유럽 대륙에서 번성한 유로달러시장을 설명한다. 11장은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되고 ‘달러본위제’로 이행하면서 생긴 변화를 논한다. 12장은 동아시아에 불어닥친 금융위기의 한파를 분석하고, 그 가운데 한국 외환위기를 심도 있게 설명한다. 13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활약을 다룬다. 14장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발생한 유럽 재정위기 등의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살펴본다. 15장은 런민비, 가상 화폐 등 달러의 자리를 노리는 도전자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미래 화폐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저자는 5세기에 걸친 돈의 역사를 다루며 정확한 데이터와 역사적 사실을 담아내기 위해 국내외 수많은 문헌을 연구했다.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숨겨진 일화도 제시하여 호기심을 자극한다. 화폐 전쟁 속 핵심 사건은 연표로 추려 부록에 실어, 여러 차례의 금융위기나 중요한 협정 등 달러의 역사에서 전환점이 되는 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전환의 시대, 다음 기회를 잡기 위한 경제 공부
코로나 팬데믹, 러-우 전쟁, 이-팔 전쟁 등으로 국제사회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경제는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저성장 고금리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은 이미 당면해 있다. 이 같은 새로운 금융 환경에서 미래를 대비하고 다음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경제 공부가 필수다. 이 책을 추천한 신한은행 WM사업부 오건영 팀장은 “투자를 하거나 금융에 대한 식견을 높이고자 할 때는 금융시장을 공부해야 한다”라고 역설한다.
특히 이 책은 해외 저자들의 저서와 달리 한국의 경제 상황 및 구조까지 다루고 있어 한국인에게 유용한 통찰을 제시한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자금 유출과 외환위기가 우려되는 지금, 한국 경제의 대응법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라고 했다.
돈의 역사를 아는 것은 삶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현대인을 둘러싸고 있는 미국 패권 경제의 전모를 제대로 이해하고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이 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명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얻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