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조화의 색을 말하다”
색으로 구분 지어 대립하는 왕국 묘사 통해 현실 응시
‘다름’ 인정할 줄 알아야 해피엔딩 도달한다는 메시지 담아
세상 모든 동화책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린아이의 시선을 빌려 어른들이 어지럽혀 놓은 현실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고 싶은 욕망이 동화책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홍순영의 『색깔혁명』은 색에 담긴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어릴 적 흑백사진을 보며 ‘왜 세상은 흑백으로만 보이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품게 된다. 흑백사진이 일종의 모티프가 된 것인데, 흑백필름 때문이라는 보편적인 상식을 물리치고 궁극적으로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동화를 완성한다. 세상을 구분 짓는 것은 색이 아니라, 그 색에 의미를 부여한 인간의 탐욕 때문이라는 데까지 인식의 지평을 넓힌다.
『색깔혁명』은 어쩌면 어른들이 읽어야 할 동화일지 모른다. 남과 북, 동서가 색으로 구분되는 우리 사회의 획일적인 사고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니까. 물론,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다름’을 인정할 줄 알고 ‘조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짧지만 묵직한 메시지가 담긴 동화책이다.
이야기만 담긴 동화책이었다면 ‘색깔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기에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 텐데, 그림마저 특별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1회~2회 대상/우수상 수상 작가인 화가 전병현이 그림을 맡았다. 작가와 밤새 ‘색 이야기’를 나눈 끝에 ‘감’을 잡았다는 화가의 붓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또한 영문을 함께 수록하여 한글과 영문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