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콧 상' 수상 작가 ‘댄 샌탯’이 역동적으로 펼쳐 보이는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
그림책 『우리는 딱이야』는 언뜻 보기에 다문화 혹은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에게 새로운 소통의 언어를 제시한다.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어떻게든 다가가 보려 애를 쓰고, 아이 역시 말을 건네 보려 애쓰지만 둘 사이에 놓인 경험과 시간 그리고 언어의 장벽은 높고 단단했다. 둘 사이엔 서로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언어가 필요했던 것이다.
둘 사이의 연결 고리는 바로 그림이다. 둘은 순백의 종이 위에 붓과 색연필로 함께 그림을 그리고, 색깔을 입히며 비로소 서로를 마주보게 된다. 둘 사이에 말로 하는 대화는 없다. 오직 선과 색으로 칠해진 그림 속 세상만이 놓여 있을 뿐이다. 함께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할아버지와 아이는 이야기를 만들고, 화구도 서로 바꿔가며 시간과 감정을 공유한다. 그 결과 무엇보다도 강하고 짙은 유대감이 둘 사이에 흐르게 된다. 그리고 낯섦과 거리감은 사랑과 존경으로 탈바꿈하고 이를 지켜보는 독자들의 마음 역시 저절로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림책 『우리는 딱이야』엔 글이 매우 적다. 간결한 글이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과 조화를 이루며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되어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칼데콧 상’ 수상 작가답게 댄 샌탯의 일러스트 무엇보다도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예술과 스토리텔링의 결합을 한껏 드러내 보이는, 그야말로 그림책다운 그림책인 것이다.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은 누구나 ‘예술의 힘’이 그 중심이 되는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