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이 하기에,
나는 글쓰기를 너무 사랑했다.”
수없이 좌절하고도 글의 힘을 믿었던 메리 파이퍼의 진심 어린 조언!
지금은 성공한 작가지만 메리 파이퍼라고 글을 쓰고 작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쉬웠던 건 아니다. 그는 다소 늦은 나이인 마흔네 살에 글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열두 살 때 생애 처음으로 시를 썼을 때는 선생님에게 ‘진부함’이라는 코멘트와 C라는 점수를 받았으며, 아빠에게 작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는 ‘글을 써서는 돈을 벌지 못한다’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당시 메리 파이퍼는 스스로를 ‘재능은 없으면서 꿈만 야무진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글쓰기를 포기하고 만다. 글쓰기를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이 오히려 그를 글쓰기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형편없이 할 바에는, 허투루 할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 것.
이후 공부를 하고 결혼을 하고 심리치료사로서 경력을 쌓고 아이를 키우는 동안, 글쓰기는 그의 인생에서 영영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다’는 불씨는 꺼지지 않고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마흔네 살 때 용기를 내 글쓰기 교실에 등록한다. 그의 첫 번째 글을 읽은 글쓰기 선생님이 “당신은 작가가 될 수 있어요”라고 말했을 때 메리 파이퍼는 그 말을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후 글을 쓰고 책을 내면서도 그는 수많은 좌절과 헛손질을 경험하면서 한 뼘씩 성장해나갔다. 글쓰기에 대한 한정 없는 사랑과 글을 쓰며 몸소 체득한 지침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1부_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 나에서 출발해 우리에 닿기
1부는 ‘메리 파이퍼 글쓰기 교실’의 1교시라 할 만하다. 글쓰기의 마인드와 글감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는데 일단 자기 자신을 아는 데서부터 출발해 어떻게 ‘우리’에 닿을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작가는 저마다 눈꽃처럼 아름답고 복잡하며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 이야기를 발견하고 꺼내놓을 수 있는지에 대해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 2부_헤엄치듯 글쓰기 /// 첫 문장부터 퇴고까지 글쓰기의 모든 것
2부에서는 글쓰기 과정을 수영에 빗대어 풀어낸다. 70세를 넘긴 지금도 수영을 즐기는 작가는 수영이야말로 글쓰기를 설명하기에 맞춤한 은유라면서, 빈 페이지를 마주한 작가의 심정은 물에 뛰어들기까지의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고쳐 쓰는 과정은 정리운동으로 설명한다. 첫 문장 쓰기에서부터 관점을 정하는 법, 자료 수집, 인터뷰 방법, 대명사 사용법, 퇴고에 이르기까지 글쓰기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구체적인 지침과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 3부_행동으로 옮기기 /// 편지글부터 블로그까지 유형별 글쓰기
3부에서는 글쓰기의 실제 세계를 살펴본다. 편지글, 연설문, 에세이, 블로그 그리고 음악과 시까지, 다양한 유형의 글쓰기 방법을 사례와 함께 접할 수 있다. 의도는 좋지만 상대방에게 전혀 가 닿지 않는 글의 사례부터 유형별로 독자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고 결국 변화를 이뤄내는 글쓰기의 사례까지 담겨 있다. 어떤 글이 읽는 이의 마음을 바꾸고 또 그로써 세상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냉소하고 싫증 내고 조심스러워하기보다
용기 내 먼저 손 내민다면…….”
체념하고 비관하기 전에 해볼 만한 일, 글쓰기
‘Video Kills the Radio Star’라는 말이 나온 지도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비디오뿐만 아니라 온갖 매체가 등장해 사람들의 한정된 시간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비단 라디오뿐일까, 글과 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는 말도 벌써 수십 년째 돌림노래처럼 반복되는 상황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작가에게 썩 좋은 상황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메리 파이퍼 역시 진지하게 글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심지어 그런 글을 읽는 몇 안 되는 사람도 자기 신념을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한 참고자료 정도로만 글을 읽는 것 아니냐고 외치는 자기 안의 목소리와 싸운다. 하지만 글 하나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여론을 바꾸고,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법률을 바꾸는 사례는 여전히 속속 등장하고 있다. SNS에 올린 글이, 국민청원의 글이 사람들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고 변화의 파장을 만들어가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어떻게 보면 온갖 미디어가 분초를 다투며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나가는 데 가장 적합하고 강력한 도구가 글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듯도 하다. 그렇기에 메리 파이퍼도 우리도 결국 자판 앞에, 책상 앞에 앉는 것 아닐까. 마음에 조그마한 희망을 품고 말이다. 뭘 해도 안 된다고, 세상은 안 변한다고, 바뀔 리 없다고 체념하고 비관하기 전에 한번 해볼 만한 일이 글쓰기라고.
“누구나 영향력 있는 작가가 될 수 있다. 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작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고 단점을 곁들여서 글을 풍성하게 가꾸는 법을 터득한다.” 책 속 구절처럼 내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 마음속에 스며들게 할지, 그리고 마침내 어떤 의미와 희망,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