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사제(praying mantis)의 모든 순간을 생생하고 빼곡하게!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초석을 다지다
이 책은 경상남도 거제시 오비초등학교와 거제초등학교 자연 탐구 동아리 ‘하늘강’ 아이들과 저자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553일간 사마귀를 키우며 얻은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아이들은 사마귀를 살뜰히 돌보며 끊임없이 질문했고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갔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사마귀 정보뿐만 아니라 편견 없이 생물을 대한 아이들의 태도, 호기심이 꾸준한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한 어른들의 마음 또한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사마귀 0부터 10까지
부화한 유충이 1령에서 7령까지 자라 날개돋이하고 짝짓기하고 알을 낳고 그 알이 다시 부화하기까지 과정을 오롯하게 관찰, 기록했습니다. 큰 틀에서 라이프 사이클을 보여 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각 단계를 속속들이 들여다봤습니다. 종마다 언제 어디서 알을 낳는지, 알집은 어디다 어떤 모양으로 붙이는지, 부화 시기와 부화량은 어떤지, 1령부터 7령까지 허물을 벗는 단계에 따라 유충 생김새는 어떻게 변하는지, 날개돋이는 어떻게 하는지. 0부터 10까지 사마귀 생애 시곗바늘을 따라가다 보면 시나브로 깨닫게 됩니다. 커 봐야 10센티미터 남짓한 이 작은 곤충의 세계가, 삶의 무게가 얼마나 크고 무거운지를요.
이유 있는 생김새, 사연 있는 행동
사마귀 전매특허 모습하면 앞다리를 모아 들고 있는 거지요. 영어권에서는 이 모습이 꼭 기도하는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이름을 기도하는 사제(praying mantis)라고 지은 걸 보면요. 하지만 사마귀는 화났거나 사냥하기 직전이거나 상대를 공격하거나 자기를 과시할 때 이런 자세를 취합니다. 영어 이름이 주는 평화로운 이미지와 실제 모습은 다르지요. 그렇다고 해서 우악스럽지는 않습니다. 먹이가 나타날 만한 장소에 숨어서 하염없이 먹이를 기다리는 조용한 사냥꾼이거든요. 사마귀는 깔끔쟁이이기도 합니다. 먼지가 자주 끼는 더듬이와 눈, 먹이의 잔해물이 남는 앞다리를 끊임없이 청소합니다. 사마귀의 흥미로운 생태 정보도 가득한 이 책을 보며 저마다 인상 깊었던 사마귀 특징을 꼽아 수식어를 지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